애플 새 콘텐츠사업에 서버 투자 기대감…반도체 업황 볕 들까

입력 2019-03-26 07:01
애플 새 콘텐츠사업에 서버 투자 기대감…반도체 업황 볕 들까

애플·구글·텐센트 거대 IT사 서버 투자 수요↑…마이크론은 감산

비관론도 여전…디램익스체인지 "D램값 3분기도 10% 하락할 것"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최근 구글에 이어 애플까지 데이터 서버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새로운 사업을 연달아 발표하면서, 비관론이 매서웠던 반도체 업황에도 모처럼 '봄볕'이 들지 주목된다.

26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25일(현지시간) 미국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연간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새로운 TV 스트리밍 서비스인 'TV플러스(+)'와 번들형 뉴스·잡지 구독 서비스 '뉴스플러스(+)' 등 새로운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아이폰 판매가 둔화한 애플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는 사업들이다.

이와 관련해 IT 매체들과 전문가들은 "애플 사업의 중심축이 IT 기기 하드웨어에서 콘텐츠 서비스라는 소프트웨어로 이동한 것", "2011년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8년 만의 극적인 대전환"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애플이 사업상 '체질 개선'을 선언한 만큼 이를 계기로 향후 데이터 서버 투자를 본격화할 것이란 기대감도 커졌다.

이에 앞서 최근 구글도 지난 19일(현지시간) 비디오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스타디아'(Stadia)를 공개했다.

사용자가 게임을 하기 위해 별도의 하드웨어 콘솔을 구매할 필요 없이 PC나 스마트폰 등 자신의 디바이스를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에 접속하는 방식으로, 구글이 보유한 글로벌 클라우드 네트워크를 동원해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중국 텐센트 역시 인텔과 개발 중인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텐센트 인스턴트 플레이'를 최근 공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텐센트가 클라우드 시설투자 의지를 다시금 천명한 것은 반도체 업종 투자심리를 개선하는 요인이 된다"고 전했다.

여기에 지난주 미국 마이크론이 메모리칩 수요 둔화에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을 각각 5%씩 줄이겠다는 감산 계획도 경쟁사인 국내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는 호재로 꼽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분위기도 여전히 강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화에서 "최근 발표된 사업들을 보면 앞으로 전 세계 대형 IT기업들을 중심으로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보여 업계 입장에선 방향성 자체는 대환영"이라면서도 "다만 이런 전망이 아주 새로운 것은 아니어서 투자심리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주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이 내놓는 숫자들도 아직은 '비관론'에 가깝다.



디램익스체인지는 전날 보고서에서 "몇몇 북미 데이터센터들로부터 3월 서버용 D램 주문이 들어오기는 했지만 전체적 판매량을 봤을 때 아직 분명한 회복세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서버용 D램 가격은 2분기에 전 분기 대비 최대 20%, 3분기에도 최대 10%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더 나아가 보고서는 "지금까지 가속했던 가격 하락세가 수요 회복을 자극하지도 않았거니와 매매도 아직은 소수에 그친다"고 진단했다.

이에 디램익스체인지는 서버용뿐만 아니라 PC·모바일용 D램 등 전반적인 D램 평균판매가격(ASP)의 전 분기 대비 하락 폭이 2분기 15∼20%, 3분기에도 약 10%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ykb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