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영 "'막다른 골목의 추억' 통해 위로받을 수 있길"
요시모토 바나나 "원작과 달리 젊은 힘이 잘 표현돼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가수 겸 배우인 소녀시대 최수영(29)이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막다른 골목의 추억'으로 첫 영화에 도전했다.
'막다른 골목의 추억'은 일본 나고야로 남자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뜻하지 않은 이별을 겪은 유미(최수영 분)가 우연히 막다른 골목에 있는 카페 '엔드포인트'에 머무는 이야기를 그린다. 유미는 '엔드포인트'에서 카페 주인 니시야마(다나카 스케)와 서로 다른 사연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 위로받게 된다.
25일 서울 종로구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막다른 골목의 추억'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주연 배우 최수영과 다나카 스케뿐만 아니라 원작 소설의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 연출을 맡은 최현영 감독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 최수영은 "첫 주연 영화인데 제 연기에 부족한 점을 느껴서 부끄럽다"면서도 "영화와 원작 소설이 담고 있는 이야기와 세계관은 제가 했던 작품 중에서 제 개인적인 정서와 가장 맞는 작품이다. 제가 그랬듯 관객들도 이 작품을 통해 치유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수영은 "유미에게 많이 공감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유미는 축복받은 환경에서 자란 친군데, 저도 막내딸로 사랑받고 자랐고 살면서 막다른 곳에 와있다고 느껴본 적이 없었다"고 말문을 열며 "그러나 이 영화를 촬영할 때 어른이 되면서 오는 사춘기를 겪고 있었다. 이 영화를 핑계로 집에서 멀리 떨어져서 자신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하고 유미와 같은 과정을 겪은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원작 속에 '너는 그 자리에서 큰 원을 그려나가면 된다'는 문장이 있다. 제가 하는 일이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받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는 일이기도 하다. 촬영하면서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의연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최수영은 영화 속에서 대부분의 대사를 일본어로 소화한다. 그는 "일본어 연기에는 어려움이 없었다"고 말했다.
최수영은 "일본에서 12살에 데뷔했었다. 언젠가는 일본어로 연기할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유미가 한국 여성이기 때문에 일본어 발음과 억양이 달라도 납득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웃었다.
요시모토 바나나는 자신이 소설이 영화화된 데 대해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 응원과 격려를 받는 느낌"이라며 "제가 소설을 썼을 때와는 다른 시각으로 작품을 볼 수 있게 해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원작과 달라서 다른 부분은 없었고 감독을 믿었다. 현장에 갔을 때 감독이 멋있게 하고 있어서 '마음대로 하라'고 했고 잘 표현된 것 같다"며 "제가 쓴 소설은 어두운 부분이 있어서 사람들이 그다지 치유되지 않았는데 영화에서는 젊은 힘이 잘 표현돼 있어서 안심했다"고 강조했다.
요시모토 바나나는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마음속 한편에 남아 몇 년이 흐른 뒤에도 유미와 니시야마를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다음 달 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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