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안중근 동상서 또 오류 발견
이토히로부미 뜻하는 '쥐도적' 오기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안중근 의사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며 경기도 의정부시가 설치한 동상에서 또 오류가 발견됐다.
이번에는 안 의사가 이토히로부미(伊藤博文) 저격 전날 굳은 의지를 담아 한문과 한글로 쓴 장부가(丈夫歌)의 한 문구가 잘못됐다.
26일 시민단체인 버드나무 포럼에 따르면 의정부시가 안중근 동상 아래 새겨넣은 장부가에는 '쥐도(鼠竊)적 00이여 어찌 즐겨 목숨을 비길고'라는 문구가 나온다.
여기서 '00'은 이토히로부미를 의미한다.
안 의사는 한문 장부가에서 '쥐 서'자와 '훔칠 절'자를 써서 '鼠竊 00'으로, 한글 장부가에서는 '쥐도적 00'으로 표현했다.
이 때문에 '쥐도적'만 쓰던가, 그 뒤에 '鼠竊'를 넣어 설명해 줘야 맞다.
버드나무 포럼 관계자는 "단순한 실수로 보이지만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게 해 놨다"며 "의정부 안중근 동상에서 오류가 반복되는 건 무성의한 행정을 보여주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버드나무 포럼은 이날 국민권익위원회에 이 같은 내용의 민원을 제기했다.
앞서 의정부시는 동상 주변 구조물에 보물 569-6호인 안중근 유묵을 새기면서 잘못 해석된 문구를 넣어 망신을 사기도 했다.
'견리사의'(見利思義)는 '눈앞의 이익을 보고 의로움(정의)을 생각한다'로 풀이된다.
그러나 의정부시는 문화재청이 국가문화유산 포털에 잘못 게재한 '이로움의 처지를 당하면 이로운 것인지를 생각하고 나라가 위태함을 당하면 목숨을 바친다'를 그대로 인용해 새겼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고증을 받았지만 글을 새기는 과정에서 생긴 단순 실수"라며 "최대한 빨리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2017년 의정부 역 앞에 설치된 안중근 동상은 2.5m 높이의 청동으로 제작됐으며 안 의사가 이토히로부미를 저격하고자 달려가면서 품 안에서 총을 꺼내는 형상이다.
k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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