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수 김신혜 재심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치열한 증거 다툼

입력 2019-03-25 16:34
무기수 김신혜 재심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치열한 증거 다툼



(해남=연합뉴스) 장아름 천정인 기자 = 친부 살해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김신혜(42)씨의 재심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이 25일 열렸다.

검찰과 김씨의 변호인은 19년 전 수사 과정에서 수집된 증거의 채택 여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공판준비기일은 오후 2시부터 광주지법 해남지원 제1호 법정에서 형사합의 1부(김재근 지원장) 심리로 비공개 상태에서 진행됐다.

공판준비기일은 법원이 정식 심리 시작 전에 검찰과 피고인 측의 의견과 쟁점 등을 확인한 뒤 증거조사 계획을 세우는 자리로, 이날 이례적으로 한 번의 휴정을 거쳐 2시간 넘게 진행됐다.

김씨 측은 부당한 수사로 수집된 증거를 재판에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이 애초 수면제를 갈아서 아버지에게 먹였다고 했다가 알약을 간 그릇과 행주에서 약물 성분이 나오지 않자 알약 30알을 먹였다고 바꾼 점, 아버지가 사망하기 1∼2시간 전에 다량의 약물을 복용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부검 감정서 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반면 검찰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 일부 잘못이 있었더라도 김씨의 무죄를 증명할 새로운 증거가 발견된 것은 아니며 김씨가 아버지를 살해했다는 진술서를 작성할 당시 경찰이 고의로 강요했다고 볼 수도 없다는 입장이다.



김신혜 재심청원 시민연합(대표 최성동)은 이날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씨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형 집행 정지 상태에서 재심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촉구하고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시민연합은 "원심 확정판결에 오류가 있어 재심이 결정된 의미를 존중하고 사법 역사에 오점을 남기지 않기 위해 적법한 절차에 의한 공정한 재판이 진행돼야 한다"며 "한 사람의 인생이 달린 일을 19년 전과 똑같이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2000년 3월 자신을 성추행한 아버지에게 수면제가 든 술을 마시게 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돼 2001년 3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김씨는 "동생이 아버지를 죽인 것 같다"는 고모부의 말에 동생을 대신해 감옥에 가겠다고 거짓 자백을 했다며 2015년 1월 재심을 청구했다.

법원은 경찰이 영장 없이 압수수색한 점, 압수수색에 참여하지 않은 경찰관이 압수조서를 허위로 작성한 점, 김씨의 거부에도 영장 없이 현장검증을 한 점을 강압수사라고 판단하고 재심 개시 결정을 했다.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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