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나무숲 훼손 논란' 제주 비자림로 확장공사 7개월 만에 재개

입력 2019-03-23 11:37
수정 2019-03-23 11:41
'삼나무숲 훼손 논란' 제주 비자림로 확장공사 7개월 만에 재개

반대 시민, 카메라로 촬영 감시·팻말 들고 시위…마찰 없어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삼나무 숲 등 경관 훼손 논란으로 지난해 8월 공사가 중단됐던 제주 비자림로 확장공사가 7개월여 만인 23일 재개됐다.



제주도에 따르면 도의 공사 발주를 받은 건설업체는 이날 인력 20여명을 투입해 비자림로 두 번째 공사 지역 시작점인 제2대천교 주변 잡목들을 베어내 중장비 진입로를 확보하는 공사를 진행했다.

건설업체는 나무들을 베어내 길을 만든 뒤 중장비를 투입, 본격적인 확장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도는 비자림로 주변 삼나무 숲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새로 도로 용지를 편입하지 않고 총구간을 3개 구역을 나눠 공사할 계획이다.

비자림로 공사 시작점인 대천 교차로에서 제2대천교까지 0.9㎞를 첫 공사 구역으로 정했다.

도는 첫 구역의 도로 유효 폭을 애초 계획보다 2m 줄여 22m로 축소할 예정이다. 도로 부지 여유 폭도 계획보다 3∼4m 축소해 현재 도로 남쪽과 북쪽에 있는 수림 훼손을 최소화했다.

도는 제2대천교에서 세미교차로까지 1.35㎞ 구역을 두 번째 공사 구역으로 설정해 현재 왕복 2차로 주변에 있는 수림을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할 예정이다.

대신 도로 북쪽 목장 방풍림으로 심은 삼나무 수림을 중앙분리대(평균 8m)로 활용하려고 계획했던 2차로는 목장 부지를 활용해 신설하기로 했다.

마지막 공사 구역인 세미교차로에서 종점부인 송당교차로까지 0.69㎞ 구역 중 이미 벌채를 진행한 곳에서 세미교차로까지 약 200m 구간 삼나무를 추가 벌채해 폭 9m의 기존 도로를 포함해 전체 폭 22m의 도로를 만들 계획이다.

결과적으로 비자림로 전체 구간을 현재 왕복 2차로에서 왕복 4차로로 확장하는 애초 계획을 그대로 실행하나 삼나무를 제거하는 면적을 2만2천417㎡(51.6%) 줄여 총 2만1천50㎡에 대해서면 삼나무를 벌채하기로 했다.

애초 벌채 예정 면적은 4만3천467㎡였다.



도는 주민과 환경 전문가의 조언을 들은 후 비자림로 확장공사를 지난 20일 재착공하기로 발표했다.

이후 건설업체가 장비와 인력을 확보해 사흘 뒤인 이날 재착공에 돌입했다.

도는 제주시 동부지역(구좌·성산읍) 주민 숙원사업으로, 2009년부터 비자림로 확장공사를 추진했다.

2017년에 국비 10억원을 확보하면서 지난해 6월 착공했다.

그러나 환경단체 등이 삼나무 훼손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자 착공 두 달여만인 지난해 8월 8일 공사를 중단했다.

도는 개선안대로 공사해 애초 계획대로 2021년 7월 비자림로 확장공사를 끝낼 예정이다.



비자림로 확장공사를 반대하는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 소속 시민 3명은 이날 공사 현장에서 휴대전화 카메라로 공사 인부의 작업을 촬영하며 감시했다.

또 제2공항 건설 반대와 경관 훼손 문제를 지적한 글을 적은 나무 팻말을 들고 공사 중단을 요구했으며 확장공사 세 번째 구역에서 상주하면서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공사를 막아서는 등 별다른 마찰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들은 "비자림로 확장공사가 수려한 경관을 훼손하고 제주 미래에 필요하지 않은 제2공항 개발을 위해 진행하는 것으로 동부지역을 난개발로 이끄는 신호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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