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 떠나는 김정우 "태극마크 달고 뛰어 행복했다"
이천수 이어 14번째 은퇴식…"한국축구 많이 사랑해달라"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를 뛰었던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김정우는 2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볼리비아의 국가대표 평가전 하프타임에 진행된 자신의 은퇴식에서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선수 시절 자신의 번호였던 8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두 자녀와 함께 그라운드에 선 김정우는 경기장 전광판에 상영되는 자신의 선수 시절 영상을 가족과 함께 시청했다.
공로패와 꽃다발을 받아든 그는 팬들의 환호와 박수 속에 마이크를 잡았다.
김정우는 "이렇게 많은 축구 팬들께 인사드리는 자리가 마지막 은퇴자리라고 생각하니 아쉽다"며 운을 뗐다.
이어 "축구 선수로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던 것만으로도 행복했다"며 "앞으로도 한국축구를 많이 사랑해달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축구협회는 2002년부터 A매치에 70경기 이상 출장한 선수들에게 은퇴식을 열어주고 있다.
김정우는 홍명보, 황선홍, 이천수 등에 이어 14번째 은퇴식의 주인공이 됐다.
2003년 10월 19일 아시안컵 베트남전을 통해 A매치에 데뷔한 김정우는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71경기에 출전해 6골을 기록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는 기성용과 대표팀의 중원을 책임지며 한국의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도왔다.
팬들은 마른 체형에도 불구하고 왕성한 활동량으로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김정우에게 '뼈정우'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인천 부평고와 고려대를 졸업하고 2003년 울산 현대에서 프로에 데뷔한 김정우는 성남, 전북 등의 팀을 거치며 K리그 237경기에 출전했다.
나고야(일본), 알 샤르자(아랍에미리트) 테로 사사나(태국) 등 외국팀에서도 활약했다.
선수 생활을 마감한 김정우는 지난 5일부터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 유소년팀인 인천 대건고의 감독을 맡아 지도자로서 '인생 2막'을 시작했다.
그는 "축구선수로서는 은퇴하지만, 앞으로 지도자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traum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