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비판에도…에르도안, 뉴질랜드 테러영상 또 정치적 이용
선거유세 지원현장서 총격테러 영상 또 상영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잇따른 비판에도 뉴질랜드 테러 영상을 또 정치적으로 이용했다고 독일의 공영방송 도이체벨레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이스탄불 남쪽 쿠타햐 지역에서 열린 지방선거 유세 지원에서 지지자들에게 테러 영상 편집본을 보여주며 뉴질랜드에서 일어난 테러는 터키와 이슬람에 대한 공격의 하나였다고 선동했다.
그는 이 영상을 이슬람교도의 테러에 반대해온 터키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의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를 비난하기 위해 사용했다.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주말 지방선거 집회에서도 호주인 테러범 브렌턴 태런트가 촬영한 테러 영상 편집본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면서 서방에 '이슬람혐오'(Islamophobia)가 만연하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19일에는 '갈리폴리 전투'를 언급하면서 반무슬림 정서를 품고 터키에 오는 호주인과 뉴질랜드인은 그들의 선조들처럼 '관에 담겨'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극언에 가까운 발언을 하기도 했다.
갈리폴리 전투는 1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던 1915년 터키에서 영국·호주·뉴질랜드 등 연합군과 터키군 사이에서 벌어진 전투로, 당시 호주와 뉴질랜드군 수천 명이 숨졌다.
이에 호주와 뉴질랜드 정부가 크게 반발하자 터키 대통령실은 해당 발언이 전체 문맥과는 다르게 인용됐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발언을 철회하지 않으면 "모든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도 발언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외무장관을 터키에 보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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