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엮일라' EDM 축제 몸사리기…강남 클럽과 선긋기
EDM 페스티벌에 마약 탐지견도 투입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국세청과 경찰이 유흥업소를 상대로 조사 및 수사에 착수하면서 페스티벌 업계들이 몸을 잔뜩 움츠렸다.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 페스티벌은 클럽 등 유흥업소와 손잡고 프로모션하는 일이 많은데, 올해는 구설을 피하기 위해 클럽과 연계된 활동을 최대한 줄이기로 했다. 클럽 '버닝썬'에서 점화한 논란이 공연업계로 옮겨붙는 모습이다.
24일 공연업계 말을 종합하면 대부분 EDM 축제들은 올해 애프터파티를 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애프터파티는 본행사가 끝난 뒤 클럽에서 열리는 일종의 뒤풀이다. 축제 입장권 팔찌를 차면 클럽에 무료로 입장한다.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은 지난해 5월 26∼27일 버닝썬, 무인, 옥타곤, 청담메이드에서 에프터파티를 했다.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코리아' 역시 지난해 6월 8∼10일 버닝썬, 에디트, 매스, 옥타곤 4개 클럽에서 동일한 행사를 했고, '스펙트럼 댄스뮤직 페스티벌'은 지난해 9월 8∼9일 버닝썬, 옥타곤, 아레나에서 파티를 열었다.
한 축제 주최 측 관계자는 "관객 서비스 차원에서 진행했지만, 올해는 모두 안 하는 분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댄스 음악을 건강한 문화 콘텐츠로 발전시켰다고 자부했는데, 좋지 않은 일에 엮이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런 움직임 배경에는 일부 클럽이 '범죄의 온상'이 됐다는 질타가 자리한다.
빅뱅 승리(본명 이승현·29)가 사내이사로 재직한 버닝썬은 운영진 묵인 아래 각종 마약류가 유통됐다는 의혹을 받는다. 특히 '물뽕'이라고 불리는 마약류인 GHB를 이용한 성범죄가 빈번하다는 주장, 폭행과 공무원 유착 문제도 나왔다.
무인은 가수 숀의 소속사 디씨톰엔터테인먼트가 실소유주라는 의혹이 제기된 곳으로,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해 개별소비세를 탈루했다는 의혹이 있다. 일반음식점이라고 해도 별도 무도 공간을 마련하는 등 유흥주점과 '실질상 유사한 영업'을 하면 개소세를 내야 한다. 무인은 지난달 영업을 잠정 중단했다. 디씨톰 박승도 대표는 입장을 발표하고 "디씨톰과 무인을 운영하는 음주가무인은 별도의 법인격을 가진 별개 회사며, 무인은 공연장으로 등록돼 있다"고 해명했다.
아레나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승리의 성 접대 장소로 지목된 곳이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아레나의 탈세액이 수백억 원에 달하고, 서류상 대표들은 '바지사장'에 불과할 뿐 실소유주 강 모씨가 실제 탈세의 주범이라고 본다.
최근 국세청은 아레나를 상대로 세무조사를 벌여 강 씨를 고발했다. 또 사업자 명의위장, 신용카드 위장가맹 등 고의적·지능적 탈세 혐의가 큰 유흥업소 21곳에 대해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나아가 공연업계로선 마약 논란이 되풀이되는 것도 부담이다. 일부 관객은 콘택트렌즈 통이나 속옷에 마약을 교묘히 숨겨 반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야외 공연장 공공화장실 칸마다 흘러나오는 대마초 냄새가 역해서 그런 사람은 끌어내는 사례가 부지기수"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국내 최대 EDM 페스티벌인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코리아'는 올해 행사에 특수훈련을 받은 마약 탐지견을 동원할 계획이다. 관객의 모든 소지품을 열어 확인하고, 엑스레이 검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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