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총선, '생애 첫 유권자' 선택에 주목
"정치적 충성 부채의식 없어…총선 불확실성 부여"
'레드셔츠 vs 옐로셔츠 분열상' 극복 첫걸음 될까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오는 24일 치러지는 태국 총선은 2011년 조기 총선 이후 약 8년 만에 치러지는 선거다. 따라서 이번에 생애 처음으로 참정권을 행사하는 '새내기' 유권자들도 적지 않다.
22일 태국 내무부에 따르면 전체 5천140만명의 유권자 중 18~25세 유권자는 730여만 명으로 14.2%에 달한다.
각 정당과 언론은 이번 총선에서 이들의 표심에 주목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태국의 기존 정치 세력과 거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2006년 탁신 친나왓 정부를 전복시킨 군사 쿠데타 이후 12년간 태국 정치는 도시 빈민층이나 농촌 주민 등을 대변하는 '레드셔츠'(red shirts)와 왕실·군부 등 기득권층을 대변하는 '옐로셔츠'(yellow shirts) 간 갈등으로 점철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선거에서도 기존 유권자들의 '충성도'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생애 첫 유권자들은 다르다.
사사로운 정이나 관계에 이끌리는 '정실주의' 보다는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정책 등 현실적인 면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평이 많다.
니다(NIDA)가 지난달 생애 첫 유권자 1천2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탁신계 정당인 푸어타이당(18.74%)이 지지율 1위를 차지했고, 퓨처포워드당과 민주당이 13.86%와 10.73% 지지로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40대 기수' 타이 서미트 그룹 부회장 출신 타나톤 중룽레앙낏이 지난해 창당한 진보 성향 퓨처포워드당이 4위권으로 나왔던 여타 여론조사와 달리 2위를 기록한 것에서도 이런 분석이 힘을 얻는다.
다만 여론조사에서 절반에 가까운 44.6%는 아직 투표할 정당을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들은 '인터넷 사용시간 세계 3위·국민 약 74% 소셜 미디어 사용' 등 8년 전과 크게 달라진 온라인 환경에서 정치권 소식과 분석을 접하면서 막판 표심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AP 통신은 "이들은 군부 통치에 동조하지 않지만, 억만장자 포퓰리스트 탁신 전 총리에 대한 향수 어린 애정도 없다"고 지적하면서 "누구라도 이들의 지지를 차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FP 통신도 "이들은 '오래된 정치적 충성'이라는 부채의식이 없기 때문에 총선 결과에 불확실성을 불어넣고 있다"고 보도했다.
생애 첫 유권자들의 표심이 '빨강(레드셔츠)과 노랑(옐로셔츠)' 간 대결로 대표돼 온 태국 정치의 분열상을 극복하는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지가 이번 총선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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