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테러범, '극우·반난민' 유럽 국가들 방문

입력 2019-03-22 01:09
뉴질랜드 테러범, '극우·반난민' 유럽 국가들 방문

작년 11월 헝가리 여행…오스트리아도 들른 것으로 드러나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이달 15일(현지시간) 발생한 뉴질랜드 이슬람 사원 총격 테러 사건의 용의자 브렌턴 태런트(28·호주)가 지난해 반난민, 극우 정당들이 집권한 유럽 국가들을 여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토프 펠츨 오스트리아 내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보기관 조사 결과 태런트가 오스트리아에서 시간을 보낸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내무부는 태런트가 언제 오스트리아를 방문해 얼마나 체류했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오스트리아는 2017년 총선에서 반난민 정책을 앞세워 제1당이 된 우파 국민당과 제3당인 극우 자유당이 손잡고 연립 정부를 구성했다.

1950년대 나치 부역자들이 세운 극우 자유당은 난민에게 적대적인 공약들을 내걸고 유럽에서는 극우 정당으로는 최초로 집권당이 됐다.



앞서 헝가리 정부는 최근 태런트가 지난해 11월 관광객으로 헝가리를 방문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태런트는 루마니아에서 열차를 타고 헝가리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 경로를 볼 때 태런트는 비슷한 시기에 헝가리와 오스트리아를 방문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헝가리는 유럽에서 난민 문제에 가장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작년 4월 총선에서 승리하며 3연임에 성공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유럽 기독교 민족주의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유럽연합(EU)의 난민 분산 수용 정책도 거부하고 있다.

AP통신은 태런트의 반이슬람주의가 오스트리아 극우 단체 '정체성 운동(IM)'의 시각과 유사하다고 전했다. 이 단체는 극우 자유당 산하 단체들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조직이다.

앞서 호주 ABC 방송은 태런트가 북한을 포함해 유럽, 동남아시아, 동아시아 곳곳을 방문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mino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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