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주민단체 "건축규제 조례 개정 집착하는 시장 사퇴하라"
(속초=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강원 속초시가 도심지 난개발을 막는다며 건축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도시계획 조례 개정을 추진하자 주민단체가 시장 사퇴 등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속초균형발전시민협의회(이하 시민협의회)는 21일 속초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조례 개정 즉각 중지와 시장 사퇴를 요구했다.
시민협의회는 이 자리에서 "전날 강정호 의원이 5분 발언을 통해 도시계획조례 개정을 잠정 보류하자고 한 데 대해 김철수 속초시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강 의원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한 것이고 다수 시민 의견과 동떨어진 것으로 보이기에 이번 회기에는 조례안이 처리돼야 한다'고 말한 것은 독선적"이라며 "조례 개정에 집착하는 시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시민협의회는 "속초시장과 시의회가 반대 시민 의견을 무시하고 조례개정을 강행할 경우 주민소환제 등 정치적 부담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 강경투쟁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배삼준 공동대표는 "헌법이 보장한 개인 권리를 제한하기 위해서는 긴급한 사유가 있어야 하는데 사유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이번 조례 개정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건축 규제를 강화한 가이드라인 또한 전문가 검토 없이 권력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된 것"이라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례가 통과되는 즉시 주민소환 작업에 착수함과 동시에 조례효력 정지 가처분신청, 행정소송, 헌법소원 등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강정호 시의원은 지난 20일 임시회에서 "도시계획 조례 개정을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찬성과 반대 측의 극심한 갈등과 분열이 예상된다"며 "지역 숙원인 동서고속철도 조기 착공에 시민 의지와 역량을 모으기 위해서라도 철도사업 노선이 확정돼 첫 삽을 뜰 때까지 처리를 보류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임시회에 참석했던 김 시장은 29일 폐회 예정인 이번 회기 안에 조례를 처리해 달라고 시의회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시의회는 "심사숙고해 조례를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속초시는 부동산 개발붐을 탄 도심지 난개발 방지를 목적으로 건축 규제를 강화한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을 만들어 지난 1월 시의회에 제출했다.
개정안 주요 골자는 제2종 일반주거지역의 건축물 높이를 25층 이하로 제한하고 현행 500%인 준주거지역의 용적률을 400% 이하로 강화했다.
일반상업지역의 공동주택 건축 제한도 국토계획법 기준보다 강화하고 현행 900% 이하인 용적률 역시 700% 이하로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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