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부적격' 광주환경공단 이사장 결국 임명
이용섭 시장 "청문보고서 적격 여부 판단 안해"…'현실인식 괴리' 비판도
(광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이용섭 광주시장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자격 논란을 빚은 김강열 광주환경공단 이사장 후보를 결국 신임 이사장에 임명했다.
광주시의회는 청문회 결과 김 후보에 대해 '적절한 후보자라고 전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혀 사실상 부적격 판단을 내렸는데도, 이 시장은 '부적격 의미가 아니다'고 판단해 아전인수식 해석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특히 의회와 언론 등 김 후보에 대한 비판적 평가와 달리 이 시장은 시의회 인사특위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가운데 긍정적인 부분만을 임명의 이유로 밝혀 여론과 다소 동떨어진 현실 인식을 보였다.
이 시장은 21일 김옥조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광주환경공단 이사장에 김강열 후보자를 임명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인사는 그간 제시했던 공공기관장 3대 자격요건(업무 전문성, 기관을 이끌 리더십, 방향성)을 기본에 두고 광주시의회 인사청문 결과를 존중하고 시민단체와 언론 등 지역사회 여론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특히 "광주시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에는 후보자의 적격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다"며 "'공공기관장으로서 적절한 후보자라고 전적으로 동의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됨'이라고 밝혔고, 이는 '부적격 결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인사특위는 가장 중요한 자격요건인 후보자의 업무 전문성과 역량을 높이 평가하고, 리더십에 대해서도 대체로 긍정적 평가를 하고 있다"며 "다만, 시민단체 재직 당시 수령한 금전 등 도덕성 문제는 아쉬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내용을 종합해 보면 김 후보가 일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며 "하지만 적법한 절차와 과정을 거쳐 선정된 후보인 점, 인사특위에서 전문성을 높이 평가하고 부적격 의견을 제시하지 않은 점, 30여년간 시민운동에 최선을 다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산하기관장 인사와 관련해서도 '구체적인 확인 절차나 근거 없이 캠프 인사나 보은 인사로 폄훼하지 않기 바란다', '캠프에서 활동했다는 이유만으로 기관장 인사를 비판하고 반대해서는 안 된다', '지역 활동가들에 대한 평가에 너무 인색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등 '부탁의 말씀'으로 언급해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광주시의회는 지난 20일 채택한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에서 김 후보자의 장점으로 수십년간 환경 분야에 몸담아 관련 전문 지식이나 이해도가 뛰어나 전문성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단점으로는 시민사회단체 이사장 재직 시 불투명한 회계, 미숙한 행정처리, 주먹구구식 운영 등 자질에 문제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위는 환경 분야에 대한 전문성은 갖췄지만, 조직운영 및 경영능력은 미흡해 보여 공공기관장으로서 적절한 후보자인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종합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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