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론 할퀸 아프리카 남동부서 '수천명' 고립…구조 '비상'
유니세프, 아동 26만명 '위험'…WFP "식량 긴급 원조대상 50만명"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지난주 모잠비크를 비롯한 아프리카 남동부를 휩쓴 사이클론 '이다이'로 인한 인명피해가 급증하는 가운데 생존자 구조 활동이 본격화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 AFP통신 등에 따르면 사이클론이 지난 14일 이 지역을 강타한 지 거의 일주일이 됐지만, 아직도 수백∼수천 명이 홍수로 고립돼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 제공]
국제 구호대는 생존자를 구조하고 긴급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하기 위해 피해국인 모잠비크와 짐바브웨, 말라위로 급히 향하고 있다.
특히 피해가 가장 큰 모잠비크의 항구도시 베이라에 고립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구조대원들이 급히 현지로 급파됐다.
국제적십자사·적신월사연맹(IFRC)의 캐롤라인 하가 대변인은 베이라에서 AFP에 "수천 명이 지붕이나 나무 위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우리는 시간이 없다. 사람들은 사흘 넘게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나무나 지붕 위에 고립된 사람이 수백명이라고 전했다.
베이라의 경우 도로가 물에 잠긴데다 비가 퍼붓고 있어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좀 더 외딴 지역에서도 일부 마을이 물에 잠기면서 구조 작업은 헬리콥터나 비행기로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다.
구조대원들은 물과 진흙 한가운데에 고립된 사람들을 위해 고열량 비스킷과 정수용 정제 등의 물자를 공중에서 떨어뜨리고 있다.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UNICEF)는 이번 재난으로 26만명의 아동이 위험에 처한 것으로 추산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50만명에게 식량 긴급 원조를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과 아랍에미리트(UAE)는 모잠비크와 말라위, 짐바브웨에 수백만 달러 상당의 긴급 구호물자와 위생용품, 의료품 등을 지원했다.
미국은 모잠비크에 재난 전문가팀을 파견하고 피해 3개국에 70만 달러를 제공했다.
이번 사이클론으로 모잠비크에서만 최소 200명이 숨졌다. 인접국 짐바브웨에서도 최소 1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말라위는 인명피해 상황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사이클론이 오기 전 발생한 홍수로 50명이 숨졌다.
구조대원들이 계속해서 시신을 수습하고 있어 사망자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모잠비크의 필리프 뉴시 대통령도 이날 현지 방송에서 확인된 사망자가 200명을 넘었다며 물에 떠다니는 시신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홍수로 폐렴 등 수인성, 호흡기 질병도 나타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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