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좋은 언어로·한국 현대소설의 문학법리학적 연구

입력 2019-03-21 10:27
[신간] 좋은 언어로·한국 현대소설의 문학법리학적 연구

말의 전쟁, 최강 기마대의 기록·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 좋은 언어로 - 신동엽 평전 = 시인 신동엽 50주기를 맞아 2005년 발간된 김응교 작가의 '시인 신동엽'의 내용을 수정 보완해 새롭게 출간했다.

이 책은 신동엽 시인의 부인 인병선 씨가 고증한 실증적인 평전이다.

우리들은 '껍데기는 가라' 등 사회 비판적인 시를 쓴 신동엽을 '민중의 저항의식'을 시로 형상화한 시인으로만 한정시킨다.

사랑하는 아내에게 러브레터를 쓰고, 딸과 아들들에게 자상한 아버지였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책에는 신동엽의 육필 원고, 사진, 편지 등 여러 자료가 담겨 시인으로서의 신동엽뿐만 아니라 아들, 남편, 아버지, 친구로서의 신동엽을 만난다.

소명출판.?281쪽. 1만6천원. ?



▲ 한국 현대소설의 문학법리학적 연구 = 김경수 서강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다양한 소설 작품을 문학법리학적 시각에서 해석한 연구서.

문학법리학이란 법과 문학의 상보적 관계에 주목해 문학 작품을 해석하는 방법론을 말한다.

이번 책에서는 개화기 이래 오늘날까지 우리 문학이 법과 관련해 어떤 문학적 상상력을 작동시켰고, 또 어떤 대안적 세계를 탐색해 왔는지를 개괄적으로 살펴본다.

법이 문학과 의미 있게 교섭하는 대표적인 작품, 즉 개화기 신소설에서부터 이광수와 김동인, 염상섭으로 대표되는 초기 작가들 작품 및 1930년대 이태준의 대중 소설, 일제 말기의 징용 체험을 기록한 박완의 소설, 해방 이후의 이병주와 조세희, 복거일의 작품 등을 다룬다.

일조각. 360쪽. 3만2천원.



▲ 말의 전쟁, 최강 기마대의 기록 = 승마전문기자이자 한양대 스포츠과학부 겸임 교수인 채준 기자가 쓴 말에 관한 이야기.

인류와 말의 동업을 면밀히 파악하고, 그로 인해 파생된 인류 발전사를 기마대라는 공통점으로 정리한다.

말이 인류에게 등을 내어 주지 않았다면 인류는 글로벌 사회를 꾸리지 못했을 수도 있다.

저자는 "말과 함께하면서부터 인류는 야수의 스피드를 가진 가장 강력한 포식자로 거듭났다"며 "말은 인류와 호흡을 맞추면서 겁쟁이 초식동물에서 맹수를 추격하는 강한 존재로 탈바꿈할 수 있게 됐다"고 말과 인간의 성공적인 동업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이 책이 우리의 잃어버린 승마문화를 다시 찾는데 작은 보탬이 되기를 바랐다.

렛츠북. 400쪽. 3만원.



▲ 여자 전쟁 = 영국 BBC 최고의 언론인 중 한 명인 수 로이드 로버츠의 유일한 단독 저서.

수 로이드 로버츠는 영국 왕실이나 꽃박람회가 주요 취재 대상이었던 여성 기자의 취재 영역을 깨고 구소련과 전 세계 험지를 작은 카메라와 함께 누비며 잠입취재와 위장취재에 성공한 BBC 대표 비디오저널리스트다.

책을 집필 중이던 2015년 10월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번 책은 여성 인권 르포르타주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생생하며 성실하다.

성기 절제를 강요받는 여자들, 딸과 아들을 잃고 국가권력과 맞서는 여자들, 낙인찍힌 채 착취당하는 여자들, 선택의 자유 없이 갇혀버린 여자들, 부당한 임금 차별을 겪는 여자들에 관한 이야기다.

그러나 이 책은 동시에 이러한 여성혐오에 용감하게 맞선, 그리고 마침내 살아남은 여자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심수미 옮김. 클. 2만원.



bookmani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