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표범 등 밀렵 태국 갑부 보석허용에 '유전무죄' 논란

입력 2019-03-20 17:02
흑표범 등 밀렵 태국 갑부 보석허용에 '유전무죄' 논란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사냥이 금지된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보호대상 종을 밀렵한 혐의로 기소됐던 태국의 갑부가 보석으로 풀려나면서 사법 당국의 형평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밀렵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6개월형을 선고받았던 태국 건설업계 거물인 쁘렘차이 까르나수타(64)가 항소심 직전 보석으로 풀려났다.

쁘렘차이는 수도 방콕의 수완나품 공항은 물론 지상 전철 건설 사업에 참여한 태국 최대 종합건설회사 '이탈리안 타이 개발'(ITD)을 이끌고 있다.

그는 지난해 태국 서부 '퉁야이 나레쑤안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가이드와 요리사, 운전기사 등을 대동하고 불법 사냥과 야영을 즐기던 중 밀렵 감시 요원에 적발됐다.

당시 야영지에서는 흑표범, 사슴과 동물인 문착, 꿩과 동물인 칼리지페즌트의 사체와 함께 소총 3정과 실탄 143발 등 각종 사냥 장비가 발견됐다.

야영지에서 발견된 야생동물은 태국법상 모두 보호 대상 종이다.

특히 밀렵으로 죽은 흑표범의 가죽 사진이 온라인에 유포되면서 쁘렘차이를 처벌하라는 시민들의 벽화 퍼포먼스와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함께 기소된 가이드가 징역 3년 5개월의 중형을 선고받은 것과 달리, 법원은 쁘렘차이에 대해 도주 우려가 없다며 보석을 허용했다.

쁘렘차이는 40만바트(약 1천400만 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법원의 보석 결정이 알려지자 쁘렘차이가 부유하고 힘이 있기 때문에 죄를 면했다는 '유전무죄' 논란이 불거졌다.

현지 야생동물 보호단체들은 관계자는 "판결이 불공평하게 적용됐다"면서 "법원이 (처음 구형된) 판결을 유지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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