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 탓' 부산 원도심 판자촌 빈집 1만4천90곳

입력 2019-03-20 11:02
'인구 감소 탓' 부산 원도심 판자촌 빈집 1만4천90곳

4천900곳은 아예 사용 불가…범죄 발생 부작용 등 우려

부산시, 공원·임대주택 및 청년 예술·창업 공간 활용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인구가 감소하는 부산에서는 원도심 산복도로에 있는 판자촌과 노후 주택을 중심으로 빈집이 방치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빈집이 늘어나면서 도심 공동화 현상과 범죄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현재 부산에는 1년 이상 아무도 거주하지 않는 주택이 1만4천90곳으로 추정되며 사용이 불가한 빈집은 4천900곳인 것으로 파악됐다.

주로 동구, 서구, 영도구, 중구에서 빈집 비율이 높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빈집을 활용하는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부산시는 철거가 필요한 도심 빈집을 정비해 주차장과 쌈지공원 등 공공시설로 활용하고, 재활용이 가능한 곳은 맞춤형 임대주택으로 제공하는 사업을 하겠다고 20일 밝혔다.

이에 따라 빈집 전수조사에 착수해 빈집 위치, 상태 등을 파악하고 특성에 맞는 정비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조사가 완료되면 '빈집뱅크사업'으로 빈집 정보를 제공하고 빈집 소유자와 수요자를 연결한다.

오는 29일까지 빈집재생사업에 관한 관심을 유도하고자 '빈집 재생 활성화 사업 아이디어 공모'도 병행한다.

빈집이 밀집된 구역은 건축규제를 완화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주택기금 융자 지원을 통해 소규모 재건축 사업을 유도한다.

빈집을 활용한 임대주택 확충에도 나선다.

낡은 빈집을 리모델링해 소유자에게는 임대소득을 얻게 하고 세입자에게는 시세 반값으로 주택을 공급하는 '햇살둥지사업'을 2018년 28동에서 올해 41동으로 확대한다.



빈집 소유자는 최대 1천800만원까지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빈집을 매입하거나 임대아파트를 건립해 주거 취약자에게 제공하는 '빈집비축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부산문화재단은 빈집을 청년작가 등에게 임대해 청년 예술·창업공간으로 활용하는 '반딧불이사업'을 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1980년대까지 서구 아미동, 동구 초량동 등에 대규모 판자촌이 형성했으나 1995년 389만명을 정점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해운대와 강서 명지 등 신도시가 생기면서 노후한 판자촌이 빈집으로 방치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빈집으로 인한 시민 불안이 가중됨에 따라 빈집을 정비해 재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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