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염윤아 vs 박하나 '내가 진짜 우승 청부사'
2014년까지 하나은행에서 함께 뛰다가 나란히 FA 이적
삼성생명 김보미는 지난 시즌까지 몸담은 '친정' KB와 맞대결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선수들이 올해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양보 없는 한판 대결을 벌이게 됐다.
21일 시작되는 챔피언결정전에서 '동지에서 적'으로 마주 서게 된 선수들은 청주 KB 염윤아(32·177㎝)와 용인 삼성생명 박하나(29·176㎝)다.
이 둘은 2013-2014시즌까지 부천 KEB하나은행에서 함께 뛰다가 박하나가 먼저 2014-2015시즌 삼성생명으로 옮겼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염윤아도 KB 유니폼을 새로 입었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 모두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팀을 옮겨 새로운 팀에서 우승에 도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박하나는 2014년 4월에 2억 1천 100만원, 염윤아는 지난해 4월 2억 5천500만원의 조건에 각각 삼성생명, KB와 도장을 찍었다.
두 선수 모두 이적 당시에는 '너무 돈을 많이 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지만 이내 새로운 팀에서 제 역할을 해내면서 이런 뒷말을 없앤 점도 닮았다.
염윤아는 이적 첫해인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8.9점을 넣고 5.2리바운드, 3.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공헌도 부문에서 국내 선수 5위에 올랐다.
박하나 역시 15.1점에 3리바운드, 2.8어시스트의 성적을 내며 염윤아와 마찬가지로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남겼다. 국내 선수 공헌도 7위, 득점은 국내 선수 중에서 2위다.
사실 두 선수가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주연' 역할을 맡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KB는 박지수와 카일라 쏜튼, 강아정 등이 주축을 이루고 삼성생명 역시 플레이오프에서 맹활약한 김한별과 티아나 하킨스 쪽에 무게감이 실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염윤아와 박하나가 결정적인 순간에 한 방을 책임지게 될 상황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고, 또 서로 막고 뚫는 매치업을 이룰 가능성이 크다.
염윤아는 쏠쏠한 득점력도 훌륭하지만 특히 궂은 일에 강해 기록으로 드러나지 않는 팀 공헌도가 높다는 평을 듣는 선수다.
프로 데뷔전도 치르기 전인 2006년 겨울리그에서 당시 우리은행 소속으로 우승을 한 번 했지만 이후로는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한 염윤아는 이번에 직접 코트에서 뛰면서 정상까지 오르겠다는 각오다.
공격력이 돋보이는 박하나는 올해 정규리그 베스트 5에도 선정될 정도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우리은행과 플레이오프에서도 15점, 18점, 15점으로 제 몫을 했다.
이름이 '하나'여서 이전 소속팀 하나은행에서 유독 아끼는 선수였지만 안정된 옛 팀을 박차고 나와 프로 데뷔 후 첫 우승에 도전한다.
또 염윤아의 FA 이적 스토리에 빠질 수 없는 선수는 삼성생명 김보미(33)다.
지난 시즌까지 KB에서 뛴 김보미는 염윤아의 이적 보상 선수로 하나은행으로 옮겼다가 바로 그날 삼성생명으로 트레이드돼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친정' KB를 상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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