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북미 간에 깊은 불신 있어…신뢰 아닌 검증의 문제"(종합)
"'제재-관여' 쌍끌이 노력 좋은 결과 기대…가능한 빨리 비핵화 도달 원해"
"김정은 실제 이행해야…비핵화 약속 지키는 것 가능하다고 확신"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미 간에 쌓인 '깊은 불신'을 거론하며 '검증'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한 '가장 강력한 제재'와 '가장 성공적인 외교적 관여'라는 쌍끌이 노력을 언급, 강온 병행 전략 고수 입장을 견지하며 가급적 빨리 비핵화에 도달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19일(현지시간) 미 국무부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 캔자스주 방문 중 'KSNT NBC 뉴스', 'KFDI뉴스' 인터뷰에서 유엔의 대북제재 보고서와 관련, '북한이 제재를 회피하고 있는데 김정은이 협상 과정에서 솔직하다고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이는 신뢰에 대한 것이 아니라 검증에 대한 것"이라며 "양측간에는 깊은 불신이 있다. 우리는 김 위원장이 실제로 이행하는 걸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같은 날 진행된 다른 인터뷰에서도 '올바른 순서'를 들어 선(先) '검증된 비핵화(the verified denuclearization)'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15일 기자회견에서 핵·미사일 실험 재개 카드까지 거론하며 '협상 중단' 검토 방침을 밝힌 가운데 김 위원장과의 대화 지속 입장을 열어두면서도 '검증' 카드를 잇달아 꺼내 들어 '응수'한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인터뷰에서 '북한 지도자와 대화를 할 것으로 예상했는가'라는 질문에 "아니다. 이건 매우 다른 접근법이다. 우리는 정말로 중요한 무언가를 달성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여느 행정부가 일찍이 구사해온 것 가운데 가장 강력한 제재를 북한에 가하고 있는 한편 가장 성공적인 외교적 관여를 동시에 하고 있다"며 "이러한 쌍끌이 노력(twin efforts), 즉 경제적 제재와 외교적 해결을 달성하기 위한 협상 노력이 진짜로 좋은 결과를 가져오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대북제재 이행과 관련, "결코 완벽하진 않지만, 꽤 잘 되고 있다. 중국이 잘 해왔지만 우리는 그들이 좀 더 하길 바란다"면서 "우리는 (북한에) 진짜 압박을 가해왔다. 지금까지 협상이 이뤄진 이유도 이러한 제재들의 효과적인 이행 덕분"이라며 제재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견인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기억하라. 북한에 제재를 가한 것은 단지 미국이 아니라 일련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통한 전 세계다"라며 "전 세계는 북한이 가하는 위협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핵무기가 사라지면 전 세계는 반색하고 북한 주민들은 득을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을 리더로서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그는 약속을 한 리더이다. 그는 나에게 여러 차례 약속했다. 그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전 세계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 약속을 했다"며 김 위원장의 비핵화 '육성 약속'을 다시 한번 환기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북한 주민을 위한 보다 밝은 미래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얻는 대가로 비핵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의 임무는 김 위원장이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한 약속에 부응하도록 설득하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약속을 지키는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가. 진전이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물론이다. 나는 가능하리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김 위원장이 그 방향으로 추진해가길 원한다고 확신한다"며 "우리는 전 세계를 위해 이러한 결과를 얻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협상해 나야 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 "이 세계가 요구하고 우리가 바랬던 만큼은 아니지만, 일정 부분 진전을 이뤘다. 우리가 이 문제를 풀기 시작한 지는 이제 겨우 1년도 안 됐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과 억류자 송환 등을 거론한 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약속해온 비핵화와 관련해선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비핵화를 향한 중요한 조치들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그 과정에 계속 공을 들이고 있다. 협상은 진짜 진전을 이뤄왔지만, 여전히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갈 길이 멀다'고 이야기하고 있고 우리는 그 지점에 도달할 시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빨리 그 지점에 도달하길 원한다"며 "우리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계속 풀어갈 것이다. 한국과 일본도 모두 우리가 북한에서 핵무기를 없애는 걸 도와줄 결심이 돼 있다"고 설명했다.
'갈 길이 멀다'고 장기전을 기정사실로 하면서도 '조속한 해결'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것은 북한의 비핵화 결단을 압박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국무장관으로서 주력하고 있는 현안'을 묻자 "첫번째 임무는 물론 미국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라며 "우리는 북한 문제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람들은 핵무기 시스템의 위협을 봐왔으며, 우리는 그 위협을 가능한 최대한도로 없애길 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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