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이 "'하나뿐인 내편'으로 힘든 시간 보상받은 느낌"
"2년 동안 공백기 거치면서 성숙해져"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드라마가 오랜만에 잘 돼서 용기가 생겼어요. 지금까지 힘든 시간을 보상받는 것 같아서 행복해요."
배우 윤진이(29)는 2012년 SBS TV 드라마 '신사의 품격' 임메아리 역할로 데뷔하며 그해 가장 주목받는 신인 배우가 됐다.
그러나 2017년 JTBC 단막극 '한여름의 추억'을 끝으로 한동안 브라운관에서 모습을 볼 수 없다가 최근 종영한 KBS 2TV '하나뿐인 내편'의 장다야 역으로 다시금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19일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만난 윤진이는 "'신사의 품격' 이후로 라운드 인터뷰하는 것도 참 오랜만이다"라며 입을 열었다.
"2년간 공백기를 가지면서 성숙해진 것 같아요. 공백기는 사실 배우들에게 마음 아픈 시간이죠. 갑자기 백수가 된 것 같은 느낌도 있고요. '신사의 품격'으로 데뷔한 당시 전 22살이었고, 갑자기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서 어리둥절했죠. 공백기엔 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제 안에 있는 많은 부족한 부분들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그는 22살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갑자기 스타가 됐다고 어깨가 올라가고 그러진 않았다. 밖에도 못 나가고 집에만 있었고, 활동에도 제약이 있어서 고립됐던 것 같다"며 "우울했던 시기"라고 표현했다.
윤진이는 '신사의 품격' 임메아리와 '하나뿐인 내편'의 장다야 모두 "인생 캐릭터"라고 불렀다.
"둘 다 최고의 캐릭터들이에요. 메아리는 제가 어렸을 때 제게 각인이 된, 잊을 수 없는 작품이었고 다야는 제가 한층 더 성숙해졌을 때 만난 친구라서요. 메아리는 2030세대가 좋아한 캐릭터라면 다야는 4050세대에게 사랑을 받은 캐릭터였던 것 같아요."
그는 내면도 성숙해졌지만 실제로 연기도 많이 늘었다면서 시어머니 오은영 역할로 분한 차화연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주말 가족드라마는 연기를 배우기에 정말 좋아요. 붙잡고 배울 수도 없는 선배님들이 바로 옆에 계시거든요. 그중에서 차화연 선배님과 같이 나오는 장면이 많아 개인적으로 연기에 대해 여쭤봤고, 많이 알려주셨고, 그래서 연기가 꽤 늘었던 것 같아요. 다음 작품은 더 다채로운 연기가 나올 거라고 감히 예상해봅니다.(웃음)"
윤진이는 얄미운 악역을 연기하는 데 대해선 "사실 다야를 이해하지 못하는 게 많았다. 저와 성격이 많이 맞지 않았다"라고 털어놨다.
"이렇게까지 연기하면 욕 너무 많이 먹지 않을까 걱정했죠. 감독님이 '자신있게 해라, 내가 마지막에 다 풀어줄게'라고 격려해주시더라고요. 악역은 아무리 미움받아도 나중에 풀면 끝나는 거라고요."
그는 그러면서 시할머니 박금병(정재순)이 치매가 도져 다야의 머리채를 잡아버리는 장면을 찍으면서 "치매 장면이 나올수록 제가 욕을 덜 먹어서 통쾌했다"며 "오히려 치매 장면이 많았으면 좋겠더라. 현장에도 뛰어다니면서 재밌게 찍었다"고 웃었다.
그는 차기작으로 "로맨틱 코미디를 하고 싶다"고 콕 집어 말했다.
"코미디를 좋아하고 제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아요. 또 다야보다 더 깊이 있는 악역도 해보고 싶습니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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