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수요 위축에도 제주 가계대출 전국 최고 수준
한국은행 "제주 부동산 경기 조정기 진입, 대출 증가세 둔화"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지난해 제주지역 가계대출이 부동산 수요 위축으로 인한 증가세 둔화 추세에도 불구하고 전국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19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최근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수신의 주요 특징과 시사점'에 따르면 2018년 말 제주지역 예금은행과 비통화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15조4천억원(전국의 1.5%)으로, 전년말 대비 1조7천억원(12.3%)이 늘었다.
제주 지역내총생산(2017년 기준 GRDP) 대비 가계대출 비율은 85.7%로 2017년(76.3%)에 이어 전국 최고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가계대출 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크게 상회하고 있기 때문에 GRDP 대비 가계대출 비율이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구당 가계대출 규모도 꾸준히 증가해 2018년 6천264만원으로 서울과 세종시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다.
그러나 가계대출 증가세는 2016년 하반기 정점을 찍은 뒤 계속해서 둔화해 급등기 직전인 2014년 상반기(12.6%) 수준 밑으로 떨어졌다.
가계대출 둔화는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2010년(9.5%) 이후 계속해서 두 자릿수를 유지해오다가 지난해 6.7%를 기록하면서 8년만에 한 자릿수대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은 "주택인허가 감소, 미분양주택 증가, 토지거래 감소 등 도내 부동산 경기가 조정기에 진입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또 인구유입 증가세 둔화, 주택가격 상승기대 약화 등으로 부동산 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 주택준공실적이 세대수 증가분을 상회하는 등 주택 초과공급 상황이 이어지는 점도 가계대출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이외에도 정부의 주택시장안정대책,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의 단계적 도입 등 대출규제 강화 역시 한몫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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