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여성 경제학자 3분의 1 "경제학계에서 차별 느껴"(종합)
전미경제학회, 학계 성차별 개선 일환으로 조사 발표
차기 회장 옐런 전 연준의장도 논문공저 과정서 성차별적 경험
(서울·뉴욕=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이준서 특파원 = 미국 여성 경제학자 3명 중 1명은 경제학계에서 차별을 당한다고 느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전미경제학회(AEA)가 미국 내 전·현직 회원 9천223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경제학계에서 차별을 느꼈다는 응답자 비율은 여성(30%)이 남성(12%)의 2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학계 내 전반적인 분위기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남성은 40%인데 반해 여성은 20%에 불과했다.
여성 응답자 중 경제학계 행사나 모임에서 사회적으로 배제되고 있다는 응답은 66%였으며 동료 경제학자에게 무시당하고 있다고 느끼는 비율은 63%로 절반을 넘었다.
남성의 경우 사회적으로 배제된다고 느끼는 비율은 40%, 동료에게 무시당한다고 느끼는 응답자는 37%에 그쳤다.
경제학계에서 여성이 존중받고 있다는 인식은 남성은 52%인데 반해 여성은 16%에 불과해 성별 간 인식 차를 드러냈다.
남성이 경제학계에서 존중받고 있다는 인식은 남성(88%)과 여성(96%) 모두 높게 나타났다.
성적인 측면에서도 남녀 간 피해 경험의 차이가 드러났다.
여성 응답자 중 2%는 성적으로 폭행을 당한 적이 있으며 6%는 폭행 미수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응답자 가운데 불쾌감을 느낄 정도의 성적 접촉을 당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12%에 달했다.
조사에 참여한 여성 중 절반에 가까운 수(42%)는 약 10년 간 동료 경제학자나 학생이 자신을 상대로 부적절하고 성적이거나 선정적인 말을 하는 것을 듣거나 건너 들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경제학을 공부하던 학생 때도 직업 시장에서 부당한 대우나 차별을 겪었다는 응답은 여성이 35%로 남성 14%보다 2배를 넘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2017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에서 학부생 지위의 여성은 58%지만 경제학 전공 여성은 30%에 불과하다.
벤 버냉키 AEA 회장 겸 전 연준의장은 이러한 조사 결과가 "충격적"이라며 "경제학을 배우고 싶어하는 누구에게나 경제학이 열려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내년도 AEA 회장으로 취임하는 재닛 옐런 전 연준의장도 "용납할 수 없는 문화"라며 "(경제학회 회장에 부임하면) 무조건 해결해야 할 중대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옐런 전 의장은 "남은 일생을 경제학계의 양성평등을 위해 바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옐런 전 의장은 1970년대 초반 하버드대 교수 재직 당시 남자 동료 중 누구도 자신과 논문 공저를 하지 않으려고 했다면서 성차별적 경험을 털어놓은 바 있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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