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팬들 '승리 성접대' 의혹에 "안타깝다"며 응원집회
현지 일각선 "부적절한 행동" 비판 제기…한류에 악영향도 우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가 외국인 투자자에게 성접대를 한 혐의로 입건된 가운데 인도네시아에서 현지인 팬들이 그를 응원하는 집회를 열었다.
19일 자와포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7일 남(南)자카르타 도심의 수디르만중앙상업지구(SCBD)내 라이브스페이스에서 승리의 팬 200여명이 형광봉과 꽃, 포스터 등을 든 채 승리와 빅뱅의 노래를 열창했다.
당초 이날 이 장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승리의 솔로 콘서트가 취소되고 그가 지난 10일 경찰에 입건되자 팬클럽을 중심으로 승리의 연예계 복귀를 기원하는 행사를 연 것이다.
팬들은 승리가 성매매알선 혐의를 받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와 빅뱅이 이번 사태를 잘 헤쳐나가길 빈다고 말했다.
2015년부터 승리의 팬이었다는 인도네시아인 여성 데시는 "나는 (승리가) 그런 일을 했을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일부 과장된 기사도 있는 만큼 관련 보도를 읽을 때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그를 응원한다는 건 매춘을 옹호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는 단지 이 문제가 빨리 해결되길 원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반텐 주 찔레둑에서 왔다는 윈다(22·여)는 "나는 빅뱅의 팬이다. 그들이 다시 돌아와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석하지 못한 한 팬은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이런 행사를 열어줘서 고맙다. 우리는 세상이 그를 헐뜯는 걸 막지는 못할지라도 언제까지라도 그의 곁에 서 있을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현지에선 범죄자로 전락할 상황에 놓인 연예인을 응원하는 행사를 연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상당하다.
한 네티즌은 트위터에 올려진 행사 사진에 "그가 관여한 것으로 확인된 사항들을 보고도 이들은 여전히…"란 댓글을 달았다.
2007년부터 빅뱅의 팬이었다는 한 현지인 여성은 "승리가 이런 응원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누가 좀 말해달라"면서 "나도 마음이 아프지만, 피해자들은 더 큰 고통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억6천만 인구의 87%가 무슬림을 믿는 인도네시아 사회에서 성매매는 중대한 범죄로 여겨진다.
인도네시아의 한류가 최근 부쩍 기세를 올리면서 케이팝 등에 빠진 젊은이들을 보는 기성세대가 불편한 반응을 보여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사건은 이 지역의 한류 열풍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승리는 외국인 투자자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지난 14일 서울지방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16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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