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전노장 웨스트우드·퓨릭, 64강 매치플레이 출전권 획득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오는 28일(한국시간) 개막하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델 테크놀로지 매치플레이(이하 델 매치)는 딱 64명만 출전할 수 있다.
64명은 대회 1주 전 세계랭킹 순이다. 다른 조건은 없다. 이름값은 소용없다. 디펜딩 챔피언마저도 세계랭킹으로 자격이 안 되면 출전 못 한다.
18일 델 매치 대회 본부가 발표한 출전자 명단에는 눈에 띄는 2명이 포함됐다.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와 짐 퓨릭(미국)이다.
웨스트우드는 46세, 퓨릭은 49세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는 2차례 우승뿐이지만 유럽프로골프투어에서 24승을 올린 웨스트우드는 한때 세계랭킹 1위를 꿰찼던 백전노장이다.
PGA투어에서 17차례 우승을 차지한 퓨릭은 1994년부터 26년째 현역으로 뛰고 있는 최고참 베테랑이다.
둘은 세계랭킹 64강만 출전하는 이 대회에 극적으로 승선했다.
웨스트우드는 지난해 세계랭킹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 델 매치 등 세계랭킹으로 출전 자격을 주는 특급 대회에 나서는 게 어려워 보였다.
그는 지난해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유럽프로골프투어 네드뱅크 챌린지에서 우승하면서 119위였던 세계랭킹을 64위로 끌어 올렸다.
지난 1월 유럽프로골프투어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서 공동 7위에 오른 웨스트우드는 세계랭킹을 60위까지 올려놨지만 이후 단 두 차례 대회만 출전한 바람에 세계랭킹은 조금씩 내려갔다.
특히 그는 올해 PGA투어 대회에는 단 한 차례 멕시코 챔피언십에 출전했을 뿐이다.
멕시코챔피언십에서 공동 33위라는 그저 그런 성적을 내는 데 그쳤지만, 웨스트우드는 이번 주 세계랭킹에서 64위에 턱걸이했다.
이 덕에 웨스트우드는 통산 18번째 델 매치에 출전하게 됐다.
퓨릭도 1주 전까지만 해도 델 매치 출전 가능성이 높지 않았다. 작년에 한때 세계랭킹이 300위 밖으로 떨어졌던 퓨릭은 지난가을부터 세계랭킹을 빠르게 끌어 올렸다.
윈덤챔피언십 공동 4위, 마야코바클래식 공동 6위, 그리고 혼다클래식 공동 9위 등으로 세계랭킹을 164위까지 올려놓은 퓨릭은 17일 끝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1타차 준우승을 차지며 세계랭킹 57위로 올라섰다.
퓨릭과 웨스트우드는 델 매치의 성적에 따라 마스터스 출전권도 바라볼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마스터스 출전권이 없는 퓨릭과 웨스트우드는 델 매치가 끝난 뒤 발표되는 4월 1일 자 세계랭킹에서 50위 이내에 진입하면 마스터스행 막차를 탄다.
한편 한국 선수로는 세계랭킹 52위 안병훈(28)과 55위 김시우(24) 등 2명이 델 매치 출전이 확정됐다.
고다이라 사토시(일본)는 지난주까지 세계랭킹 61위였지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컷 탈락한 바람에 65위로 밀려나 델 매치 출전 자격을 코앞에서 놓쳤다.
다만 세계랭킹 64위 이내 선수 가운데 한명이라도 출전을 포기하면 고다이라에 출전권이 돌아간다.
세계랭킹 29위 애덤 스콧(호주)을 비롯한 몇몇 선수가 마스터스에 대비해 델 매치를 거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어 고다이라 등 세계랭킹 65위 이하 선수에게도 기회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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