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서 총격사건, 3명 사망 5명 부상…당국 "테러인 듯"(종합4보)

입력 2019-03-19 01:40
수정 2019-03-19 11:01
네덜란드서 총격사건, 3명 사망 5명 부상…당국 "테러인 듯"(종합4보)

범인, 현장서 차량으로 도주…터키 출신 37세 남성 공개 수배

BBC "용의자, IS 연계 혐의 이력"…뤼테 "용의자 검거에 총력"

사건 지역 테러경보 최고단계…"한국 교민, 유학생 피해 없어"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네덜란드의 중부도시 위트레흐트에서 18일(현지시간) 오전 총격 사건이 발생, 3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지난 16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사원에서 발생한 총격 테러로 50명이 희생된 뒤 이틀 만에 이번엔 유럽에서 테러로 보이는 총격 사건이 발생하면서 테러 공포가 전 세계를 엄습하고 있다.

네덜란드 경찰과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5분께 중부도시 위트레흐트의 트램 안에서 총격이 발생했다.

얀 반 자넨 위트레흐트 시장은 이날 현지 언론에 보낸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총격 사건으로 3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으며 부상자 가운데 3명은 위중한 상태"라고 밝혔다.



경찰도 당초 사상자 수를 사망 3명, 부상 9명으로 확인했다가 이후에 특별한 설명 없이 사망 3명, 부상 5명으로 수정했다.

범인은 현장에서 범행을 저지른 뒤 빨간색 르노 클리오 승용차를 이용해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차량은 이후 위트레흐트 시내에서 발견됐다.

네덜란드 경찰은 이번 사건의 용의자로 터키 출신 30대 남성을 지목한 뒤 사진을 공개하고 대대적인 검거에 나섰다.

경찰은 트위터에 용의자의 사진과 함께 올린 글에서 "오늘 아침 발생한 사건과 관련해 37세인 (터키 출신) 괴크멘 타느시를 조심할 것을 요청한다"면서 주민들에게 "그에게 접근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네덜란드 당국은 이번 총격 사건이 테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당국은 이번 사건의 용의자가 한 명이 아니라 더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NOS 방송은 대테러 당국 핵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번 총격 사건이 테러공격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얀 반 자넨 위트레흐트 시장도 "범행동기가 테러와 관련돼 있음을 배제할 수 없고 그런 느낌이 더 강하다"면서 "범인이 한 명 같지만 더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BBC 터키어 웹사이트는 이번 총격 사건의 용의자인 타느시가 몇 년 전 터키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연계 혐의로 구속됐다가 석방된 인물이라면서 과거 체첸공화국으로 건너가 무장활동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이날 총격 사건이 발생한 위트레흐트 지방의 테러 위협 경보를 최고단계인 5단계로 상향 조정하고 나머지 지역은 4단계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에 따라 당국은 위트레흐트와 주변 지역의 학교, 이슬람사원을 폐쇄하고 암스테르담 스히폴공항을 비롯한 공항과 철도역 등에 대한 테러경계를 강화했다.

네덜란드에서 5단계 테러경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르크 뤼테 총리는 이번 사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 뒤 "용의자 검거에 총력을 다할 것"을 지시했다.

뤼테 총리는 "이번 사건이 테러공격이라면 우리의 답은 오직 하나다"라면서 "우리 국가와 민주주의는 파시즘이나 폭력보다 더 강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한편, 네덜란드 주재 한국대사관은 "지금까지 파악된 한국 교민이나 유학생 피해 상황은 없다"고 밝혔다.

이윤영 대사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총격 사건을 접한 뒤 네덜란드 당국 및 위트레흐트시 측과 긴밀히 연락하는 한편, 현지 유학생과 교민을 통해 한인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위트레흐트에는 100명 미만의 교민이 거주하고 있고, 유학생도 7명 정도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네덜란드에서는 작년 8월 독일에 거주하는 아프간 출신 난민이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흉기 테러를 저질러 미국인 관광객 2명이 다쳤다.

또 작년 9월에는 네덜란드 당국이 테러를 모의한 일당 7명을 체포하는 등 테러 위협이 계속해서 제기돼왔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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