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온상' 실체 드러내는 버닝썬…투약·유통 14명 적발
대표 영장신청·3명 구속…경찰, 조직적 범행·성범죄 악용 규명 주력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이 마약의 온상이라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그동안 버닝썬 관계자들은 조직적이고 상습적인 마약 유통과 투약을 극구 부인해왔지만 경찰 수사를 통해 결국 10여 명이 입건되고 3명이 구속됐다.
경찰은 클럽의 마약 범죄가 조직적이었는지, 성범죄에도 악용됐는지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현재까지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한 버닝썬 임직원이나 이 클럽 MD로 활동한 이들은 총 14명이다. 이 가운데 MD 3명은 유통에까지 손을 댄 혐의가 드러나 구속됐다.
이 밖에도 경찰은 이 클럽 이문호(29)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해 19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예정돼 있고, 이 클럽 MD였던 중국인 여성 A씨(일명 '애나')도 불구속 입건돼 19일 피의자 조사를 앞두고 있다.
'마약 온상' 실체 드러내는 버닝썬…투약·유통 14명 적발 / 연합뉴스 (Yonhapnews)
버닝썬에서 시작된 이번 사건은 총경급 경찰관과의 유착 의혹과 가수 정준영(30)의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혐의로까지 번지며 일파만파 커지고 있지만, 이 가운데서도 마약류 혐의에 대한 수사가 가장 빠르게 진행됐다.
버닝썬 관련 모든 의혹을 통틀어 현재까지 구속된 피의자 총 4명 가운데 버닝썬 MD가 3명이나 된다. 나머지 1명은 버닝썬의 미성년자 출입 사건을 무마하는 과정에서 '유착 고리' 역할을 한 혐의를 받는 전직 경찰 강모씨다.
처음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이 대표와 A씨 모두 마약 유통은 물론 투약 혐의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이후 버닝썬 MD 출신 조모씨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처음 구속됐고, 이후 이 대표의 마약류 투약 검사에서도 일부 약물에 대한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에게도 혐의가 있다고 보고 A씨의 출국을 정지했다.
버닝썬에서 시작한 마약 수사는 강남 일대 유명 클럽 전반으로 확대됐다. 실제 경찰이 약물 관련 혐의로 입건한 총 40명 가운데 26명은 버닝썬과 관련되지 않은 이들로, 17명은 다른 클럽 관계자, 9명은 이른바 '물뽕'(GHB) 인터넷 유통에 연루된 이들이다.
향후 경찰은 버닝썬 등에서 일어난 마약 투약과 유통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를 밝히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아울러 일각에서 제기된 의혹대로 GHB를 여성에게 몰래 먹여 성범죄에 악용했는지, 이 같은 종류의 성범죄가 벌어진 게 사실이라면 클럽 측이 이를 알고도 묵인해주거나 범행을 도왔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특히 경찰은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수사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혐의를 극구 부인해온 이 대표가 진술 태도를 바꿔 버닝썬에서 이뤄진 마약 유통과 투약 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털어놓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은 버닝썬 사건을 계기로 지난달 25일부터 5월24일까지 3개월간 전국 마약수사관을 포함해 수사부서 역량을 총동원해 마약류 등 약물 이용 범죄 집중단속에 들어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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