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은행원 되기 '별 따기'…3대은행 채용 급감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에서 은행원 일자리가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
18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미쓰비시UFJ, 미쓰이스미토모, 미즈호파이낸셜그룹 등 일본 3대 메가뱅크(거대은행)의 내년 4월 신규 채용 예정 인원은 1천800명 수준이다.
올해 채용 규모(2천300명)와 비교하면 20% 이상 급감한 수치다.
이들 3대 메가뱅크는 매년 각각 1천명 규모의 신규 대졸자를 뽑았다.
그러나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기준금리 정책이 시작된 2016년부터 예대마진에 의한 수익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채용을 억제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이들 3대 은행의 내년 채용 예정 인원은 4년 연속 감소한 수치로, 도합 6천명 이상을 뽑았던 2007년과 비교하면 3분의 1 이하 수준으로 쪼그라드는 것이다.
일본은행들이 신규 채용을 급격히 줄이는 이유는 경영환경이 악화한 상황에서 인터넷뱅킹과 현금을 안 쓰는 '캐시리스' 결제로 창구 일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닛케이는 "일본에서 캐시리스 결제와 인터넷뱅킹 영향으로 창구 손님이 최근 10년 새 30~40% 감소했다"며 은행들이 점포 정비 등 구조개혁에 나설 수밖에 없는 배경을 설명했다.
미즈호FG는 이미 재작년에 일본 전역의 약 500개 거점 점포 중 100개 정도를 2024년까지 줄이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최근 수도 도쿄 등 대도시권에서 수십 곳의 점포를 추가 통폐합하기로 했다.
창구 직원이 손님을 맞는 전통형 거점 점포 515곳을 운영하는 미쓰비시UFJ는 2023년까지 절반 수준으로 전통형 점포를 축소하고, 손님이 전화 녹음 안내에 따라 직접 일을 볼 수 있는 '셀프형 점포'(TV창구)를 늘려나갈 예정이다.
일본은행들은 정형화된 업무를 처리하는 시스템인 'RPA'(로보틱·프로세스·오토메이션)를 도입해 데이터 입력, 계약 내용 조회 등 그동안 인력에 의존하던 단순형 업무를 줄이고 있다.
채용 시장에 먹구름이 낀 것은 증권업 등 다른 금융업종도 마찬가지다.
닛케이에 따르면 노무라증권은 내년에 올해보다 15%, 야마토증권그룹은 30% 이상 적게 뽑을 예정이다.
또 일본생명보험, 제일생명보험 등 주요 생명보험 4개사는 3%가량 줄여 채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parks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