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비자림로, 삼나무 숲 훼손면적 줄여 20일 확장공사 재개

입력 2019-03-18 11:35
제주 비자림로, 삼나무 숲 훼손면적 줄여 20일 확장공사 재개

3개 구간 나눠 설계 변경, 삼나무 수림 벌채지역 절반 이상 낮춰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삼나무 숲 훼손 논란을 낳은 제주시 구좌읍 대천∼송당 구간 비자림로 확장공사가 20일부터 재개된다.



제주도는 지난해 8월 공사 중지 이후 7개월 만인 오는 20일부터 제주시 대천 교차로부터 금백조로 입구까지 2.9㎞ 구간의 비자림로 확장공사를 재착공한다고 18일 밝혔다.

도는 공사 중지 기간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식물·조경·경관·환경·교통 분야 전문가그룹 자문을 거쳐 '아름다운 경관도로' 조성 방안으로 비자림로를 확장한다고 설명했다.

도는 도로 용지를 새로 편입하지 않고 총구간을 다시 3개 구역으로 나눠 공사할 계획이다.

도는 비자림로 공사 시점인 대천교차로에서 제2대천교까지 0.9㎞를 첫 구역으로 해 도로 유효 폭을 애초 계획보다 2m 줄여 22m로 축소할 예정이다. 도로 부지 여유 폭도 계획보다 3∼4m 축소해 현재 도로 왼쪽과 오른쪽에 있는 수림 훼손을 최소화했다.

도는 제2대천교에서 세미교차로까지 1.35㎞ 구역을 두 번째 공사 지역으로 설정해 현재 왕복 2차로 주변에 있는 수림을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할 계획이다.

대신 도로 오른쪽 목장 방풍림으로 심은 삼나무 수림을 중앙분리대(평균 8m)로 활용하고 계획했던 2차로는 목장 부지를 활용해 신설한다.

마지막 공사 구역인 세미교차로에서 종점부인 송당교차로까지 0.69㎞ 구역 중 이미 벌채를 진행한 곳에서 세미교차로까지 약 200m 구간 삼나무를 추가 벌채해 폭 9m의 기존 도로를 포함해 전체 폭 22m의 도로를 건설할 계획이다.

결과적으로 비자림로 전체 구간을 현재 왕복 2차로에서 왕복 4차로로 확장하는 애초 계획을 그대로 실행하나 삼나무를 제거하는 면적을 2만2천417㎡(51.6%) 줄여 총 2만1천50㎡에 대해서면 삼나무를 벌채하기로 했다.

애초 벌채 예정 면적은 4만3천467㎡였다.



도는 겨울철 도로가 결빙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염수 자동분사시설을 설치해 교통사고를 예방한다. 도민과 관광객이 삼나무 수림을 자유롭게 거닐 수 있도록 숲길도 조성한다.

종점부 회전교차로는 계획보다 우측으로 14m 옮겨 잣성 추정 돌담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훼손된 돌담은 원상복구 한다.

도는 제주시 동부지역(구좌·성산읍) 주민 숙원사업으로, 2009년부터 비자림로 확장공사를 추진했다.

2017년에 국비 10억원을 확보하면서 지난해 6월 착공했다.

그러나 환경단체 등이 삼나무 훼손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자 착공 두 달여만인 지난해 8월 8일 공사를 중단했다.

도는 개선안대로 공사해 애초 계획대로 2021년 7월 비자림로 확장공사를 끝낼 예정이다.

이에 대해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은 이날 성명을 내 "비자림로 확장공사는 제주 미래에 필요하지 않은 제2공항 개발을 위해 진행하는 것으로 동부지역을 난개발로 이끄는 신호탄"이라며 공사 중지를 재차 요구했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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