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냉기류에 고민 커진 시진핑, 4월 남북한 동시답방설 '솔솔'

입력 2019-03-18 10:43
북미 냉기류에 고민 커진 시진핑, 4월 남북한 동시답방설 '솔솔'

"대외정책서 한반도 문제가 최우선…내달 답방 카드 만지작"

"최대 변수는 미국"…무역갈등·북미관계에 시진핑 일정 영향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윤구 김진방 특파원 = 하노이 담판이 성과 없이 끝난 뒤 북미 간에 냉기류가 흐르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내달 남북한 동시 답방설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미 방중한 바 있어 외교 관례상 시 주석의 올해 답방이 필요한 데다 북미 관계가 살얼음판을 걸으면서 북한으로선 '중국 카드'가 다시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18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북·중 수교 70주년과 김 위원장의 4차례 방중에 대한 답방 형식으로 태양절(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내달 15일을 전후해 시진핑 주석이 평양을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관련된 질문을 우선으로 받아 핵심 사안으로 고려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 소식통은 "올해 양회에서 주목할 점은 대외 정책 중 한반도 문제를 가장 우선으로 두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것"이라면서 "이는 시 주석이 조만간 북한뿐만 아니라 한국까지 답방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북·중 수교 70주년과 복잡해진 북미 관계로 김정은 위원장의 추가 방중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북한과 중국이 정상 국가 간 외교 관계를 지향하기 위해선 시 주석의 조기 북한 답방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베트남 하노이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불발로 끝나면서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자신의 뒷배인 중국에 기대며 미국과 재협상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 시 주석의 방북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역대 중국 지도자들이 남북한을 비슷한 시기에 방문했다는 전례를 고려할 때 시 주석이 내달 평양을 방문할 경우 비슷한 시점에 서울을 찾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우리 정부 또한 시 주석의 방한을 요청한 바 있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 또한 한중 관계는 한반도 비핵화뿐만 아니라 경제, 문화 등에서 중요성이 커서 매우 신경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중국 관계자들이 이달 방한해 시 주석의 방한을 대비한 준비 작업을 한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하지만, 시 주석의 남북한 동시 방문 등 일정은 미중 간 무역 협상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교착상태에 빠진 막판 무역협상의 영향으로 연기설이 계속 나오고 있는 미중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치러져야만 시 주석 또한 평양에 갈 수 있는 운신의 폭이 커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시 주석의 방북이 자칫하면 '중국 책임론'을 거론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소식통은 "시 주석이 연내 남북한 동시 답방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가장 큰 변수는 역시 미국"이라면서 "미중 무역 협상과 북미 관계가 어떤 식으로 정리되느냐에 따라 시 주석의 순방 계획 또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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