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산업단지 무료 교통편 '무빙콜' 확대에 택시업계 반발
"산업단지 교통문제 해소" vs "택시기사 생존권 위협"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교통환경이 열악한 산업단지 내 근로자들에게 무료 교통편을 제공하는 '무빙 콜' 사업이 확대되면서 택시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18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시는 남동구 남동국가산업단지에 지난해 9월 전국최초로 무빙 콜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무빙 콜은 산단 근로자가 전화로 배차를 요청하면 차량을 보내 산단 내 다른 기업이나 공단청사, 은행, 편의시설, 버스 정류장, 지하철역 등으로 근로자를 실어다 주는 서비스다.
인천시 서구도 이달부터 검단일반산업단지에서 같은 이름으로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는 등 무빙 콜 사업은 확대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인천지역 택시업계는 무빙 콜 사업이 확대되면 택시기사들의 생존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무빙 콜이 택시와 유사한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다 보니 택시업계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나승필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인천지역본부 의장은 "인천지역에 택시가 많아 2천700대를 감차해야 하는 상황인데 시나 구에서 예산을 들여 택시와 비슷한 서비스인 무빙 콜을 제공하면 택시기사들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사업을 백지화하고 택시기사들이 해당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택시업계가 반발하자 택시노조 등과 최근까지 2차례 회의를 열어 협의를 진행했으나 아직 중재안을 마련하지는 못한 상태다.
시는 무빙 콜이 산단 내 고질적인 문제인 이동의 불편함과 주차구역 부족 등을 해소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다.
올해 남동산단의 무빙 콜 이용횟수는 하루 평균 50∼60회에 달한다.
지난해 시가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무빙 콜 이용자의 81%는 산단 내 버스 등 대중교통과 콜택시를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시는 남동산단의 교통여건이 개선되면 산단 내 기업에 청년들이 취업하는 것을 유도하는 효과도 있어 이른바 '일자리 미스매칭'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시 무빙 콜은 행정안전부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으로 선정돼 올해국비 8천800만원을 지원받기도 한다.
서구의 무빙 콜 사업도 인천시 특화 일자리사업으로 선정돼 사업비를 지원받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택시업계의 반발이 있는 만큼 계속해 협의를 진행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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