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회 마친 시진핑 유럽순방…이탈리아 '일대일로' 포섭나서(종합2보)
21~26일 이탈리아·모나코·프랑스 국빈 방문
이탈리아와 일대일로 양해각서 체결 여부 주목
리커창 총리·왕이 국무위원도 '지원 사격' 나서
(베이징·홍콩=연합뉴스) 심재훈 김윤구 안승섭 특파원 =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마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1일부터 유럽 순방에 나선다.
시진핑 주석은 이번 순방을 통해 중국의 야심 찬 영향력 확대 계획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의 확산과 더불어 미국과 무역 전쟁을 겨냥한 우군 확보에도 나설 전망이다.
18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오는 21일부터 26일까지 이탈리아, 모나코,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다.
시 주석의 이번 유럽 순방이 주목되는 이유는 이탈리아가 다른 서방 국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대일로 참여를 기정사실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의 이번 이탈리아 방문은 기존 아시아나 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이 아닌 유럽 선진국까지 일대일로를 확장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어서 특별히 주목받고 있다.
시 주석의 이탈리아 방문 기간 체결될 것으로 보이는 일대일로 양해각서 초안에는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자금 지원을 받아 공동 사업을 하고, 도로와 철도, 교량, 민간항공, 항만, 에너지, 통신 등 이해를 공유하는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방문으로 중국과 이탈리아가 새로운 시대의 정치적 상호 신뢰를 더욱 굳건히 하고 일대일로의 틀 아래서 모든 분야의 협력을 심화할 것으로 믿는다. 양국은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국의 일대일로 협력에 대한 미국의 견제에 대해 "중국과 이탈리아가 일대일로의 틀에서 협력하는 것은 '윈윈'하는 것"이라면서 "이탈리아가 자신의 이익에 따라서 올바른 선택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모나코 또한 국왕이 지난해 방중해 극진한 대접을 받는 등 중국은 모나코도 우군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다.
시 주석의 프랑스 방문은 양국 수교 55주년을 기념함과 동시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협력을 가속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회에서는 미국이 주도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제재 문제를 포함해 주요 현안을 놓고 미국의 독주를 견제하는 모습을 보인다.
한편 시 주석이 이탈리아 방문 기간에 바티칸을 찾아 교황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었다.
겅 대변인은 이에 대해 "관련 상황을 알지 못한다"면서 "중국은 바티칸과 건설적 대화를 계속하면서 신뢰를 쌓고 관계를 개선 발전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도 시 주석에 대한 '지원 사격'에 나섰다.
리 총리는 다음 달 초 크로아티아 남부 두브로브니크에서 개최되는 중국과 중·동유럽(CEEC) 16개 국가의 정기 협의체 '16+1' 정상회의에 참석해 일대일로 프로젝트 협력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중국 측은 EU의 자금 지원을 받는 크로아티아 '펠예사츠 다리(Peljesac Bridge)' 건설 사업에 중국 국영기업이 참가하는 것을 널리 홍보하면서 중·동유럽 국가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왕 국무위원은 제9차 중국-유럽연합(EU) 고위급전략대화에 참석하기 위해 16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했다.
왕 국무위원은 이번 고위급전략대화에서 다자주의를 촉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중국-EU 연례 정상회담을 위한 의제를 최종 조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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