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풍자쇼 SNL "조사해야"…'퇴출' 폭스 진행자는 지원사격

입력 2019-03-18 07:29
트럼프, 풍자쇼 SNL "조사해야"…'퇴출' 폭스 진행자는 지원사격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휴일인 17일(현지시간) 방송 프로그램이나 진행자들을 상대로 '릴레이 촌평'을 하며 폭풍 트윗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자신에 대해 비판적인 NBC방송의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 대해 '당국의 조사' 필요성 및 민주당, 러시아 측과의 공모 의혹까지 제기하며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지 않았다면'이라는 가정하에 이 세상의 모습이 어땠을지를 담은 내용이 재방송된 뒤에 나온 반응이었다고 의회 전문매체 더 힐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재미도 없고 재능 있는 사람들도 출연하지 않는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와 같은 쇼들이 똑같은 사람(나)을 되풀이해 공격하는데 모든 시간을 쓰는 걸 진짜로 믿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나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이 건을 조사해야 하나"라며 "민주당 그리고 러시아와 공모가 이뤄진 게 틀림없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그는 "이러한 편향된 언론 보도는 대부분 가짜뉴스"라며 "내가 승리했고 승리하고 있다는 걸 믿기 어렵다. 나의 지지도는 52%이고 공화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93%이다"라고 주장했다.

자신에게 적대적인 언론환경 속에서 선방하고 있다는 주장으로 보인다. 그러나 더 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여론조사가 어떤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SNL이 멕시코 국경장벽 자금 확보를 위한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비판했을 때에도 편파성을 문제를 제기하며 "조사해야 한다. 조작되고 부패한 언론은 국민의 적"이라고 독설을 날린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대해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SNL공격이 선을 넘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SNL을 침묵시키기 위해 또하나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토대를 쌓는 것인가. 이는 수정헌법 제1조에 담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애청하는 방송사인 폭스뉴스에서 정치 편향성 발언으로 '퇴출'당한 진행자들을 지원사격 하며 이들의 '원대복귀'를 촉구하는 글도 잇따라 올렸다.

그는 미 하원 최초의 무슬림 여성의원인 일한 오마르(민주·미네소타) 의원을 종교적 문제와 연계해 비판한 뒤 광고가 끊겨 화면에서 모습을 감춘 재닌 피로의 방송 복귀를 요구하며 "그들이 사랑하는 파트너 가짜뉴스 매체와 긴밀히 협력하는 급진적 좌파 민주당 인사들이 우리나라의 다수를 침묵시키려고 모든 수를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너무도 잘하고 있는 폭스뉴스 진행자들을 반대하는 캠페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폭스뉴스를 향해 "강하게 버티고 힘차게 맞서라"고 주문했다.

이어 "강해지면 번창하고 약해지면 죽는다"며 "경쟁자들은 샘을 내고 있다. 그들은 '일등'을 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들에게 그걸 쉽게 내주지 말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좌파 성향 블로그에 의해 2006∼2011년 라디오 쇼 출연발언이 들춰진 뒤 역시 광고가 끊긴 '터커 칼슨 투나잇'의 진행자 칼슨에 대해서도 "터커를 위해서도 계속 싸워라"고 두둔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셰퍼드 스미스 등 폭스뉴스 앵커 3명에 대해서 "그들의 시청률 추락에 앞서 CNN에서 훈련을 받았는가. 어쨌든 그들이 일해야 할 곳은 CNN"이라고 독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구체적 사유를 적시하진 않았지만, 스미스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확한 주장'을 반박하거나 폭스뉴스 내 친(親) 트럼프계 방송인들과 방송에서 입씨름을 벌인 바 있다고 더 힐은 전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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