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道)별 경쟁체제로 경제 도약 추구…제재 돌파책 주목
김정은 "남을 쳐다보면 되는 일 하나도 없다…자력갱생만이 살길"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북한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국제사회의 제재가 지속함에 따라 지역별 경쟁체제를 구축하고 기강 확립에 나서는 등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6일 '도들 사이의 경쟁 열풍으로 나라의 전반적, 전면적 발전을 이룩해나가자' 제목의 1면 사설에서 "오늘 우리 당은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현실에 맞게 도들 사이의 경쟁을 더욱 힘차게 벌여나갈 데 대하여 중요하게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들의 전변이자 나라의 흥하는 모습이고, 도들의 발전속도이자 혁명의 전진속도"라며 "전면적인 국가부흥을 실현해나가는 데서 도들 사이의 경쟁은 대단히 효과적이고 위력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또 "도들 사이의 경쟁, 이것은 나라의 전반적, 전면적 발전을 가속화 하기 위한 총진군운동이며 그 규모와 내용에서 전례가 없는 보다 높은 형태의 경쟁운동"이라고 주장했다.
도를 중심으로 지역경제 간 경쟁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지역의 독자적 경제발전을 추구하고 이를 통해 전반적인 국가 경제와 주민 생활 향상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김정은 체제는 중앙집권적 사회주의 경제체제의 한계를 과감히 인정하고 공장·기업소의 독립채산제 확대와 무역 자율화, '포전담당제'(3∼5명이 일정 면적의 논밭을 경작하는 제도) 등 시장 개혁적인 조치를 대폭 도입했다.
특히 지역 특성에 따라 각 도에 경제개발구를 지정하고 지역 브랜드 창출 등 지역 단위의 경제발전을 위한 다양한 조치가 취해지면서 지역 분권화가 심화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대북제재와 간부들의 무사안일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결국 지역 단위, 특히 지역 간부들이 지역 경제와 지역 주민 생활을 책임지도록 도별 경쟁 조치를 취한 것으로, 자력갱생과 '내부 조이기' 차원의 자구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노동신문은 이날 다른 기사에서 각 도의 산림조성 현황을 소개하면서 강원도와 함경남도의 '혁혁한 성과'를 평가한 반면 함경북도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신문은 함경북도 간부들에게 "해당 단위에 책임을 묻기 전에 자신들의 사상정신상태부터 먼저 해부해봐야 할 것"이라며 "의심할 바 없이 당정책 결사 관철과 자력갱생의 정신이 희박하다는 결론"이라고 지적했다.
내부 기강 확립과 도별 경쟁이 시작된 시점에서 나온 강도 높은 질책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노동신문은 북미정상회담 이후 제재 완화와 외자 유치 등을 기대했던 간부와 주민들에게 연일 "자력갱생의 길만이 우리가 갈 길, 살길"이라고 설파하며 외세의존을 버리라고 촉구하고 있다.
신문은 이날 2면에 게재한 '김정은동지의 명언해설' 코너에서 "누가 무엇을 도와주기를 바라면서 남을 쳐다보면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을 싣고, "자력갱생이냐, 외세의존이냐 하는 문제는 자주적 인민으로 사느냐, 노예가 되느냐 하는 심각한 정치적 문제, 사활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 및 근로단체 조직들에서는 당원과 근로자들이 정세가 어떻게 변화든 자기 힘을 키우는 데 계속 큰 힘을 넣으며 자력갱생의 정신으로 풀어나가도록 사상교양사업을 심화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의 결렬로 미국과 기 싸움을 하는 가운데서도 "경제발전보다 절박한 임무는 없다"며 경제성장의 국정 목표를 포기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북한 지도부의 고민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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