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마블 슈퍼히어로…여성·유색인종·성소수자

입력 2019-03-17 08:00
새로운 마블 슈퍼히어로…여성·유색인종·성소수자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최근 '캡틴 마블'을 내놓은 마블 스튜디오가 슈퍼 히어로의 범주 안으로 '소수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마블 세계관에서는 더는 백인 남성만이 슈퍼 히어로가 아니다. 여성부터 흑인과 아시아인 그리고 성 소수자까지 히어로로 탄생하며 세계관을 점차 넓혀가는 중이다.

지난 6일 개봉한 '캡틴 마블'은 마블 최초의 여성 히어로 솔로 영화다. 기억을 잃은 공군 조종사 캐럴 댄버스(브리 라슨 분)가 쉴드 요원 닉 퓨리(사무엘 L.잭슨)를 만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사상 가장 강력한 히어로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렸다.

이 영화는 개봉 전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주연 배우 브리 라슨이 외신과 인터뷰에서 이 작품을 "페미니스트 영화"로 소개하면서 일부 남성 관객의 반발을 샀다. 일부 남성 관객들은 브리 라슨의 외모를 지적하며 다른 여전사들과 달리 "섹시한 이미지가 없다" 등의 인신공격을 하기도 했다.



이런 논란에도 '캡틴 마블'은 개봉 이후 계속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으로 16일 기준 국내 누적 관객 수는 400만명을 돌파했다.

마블은 또 다른 여성 히어로 솔로 영화인 '블랙 위도우'도 내놓을 예정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내년 개봉하는 이 영화는 어벤져스의 여성 멤버인 블랙 위도우(스칼릿 조핸슨)가 어벤져스로 활동하기 이전 시기를 다룬다.

지난해 개봉한 '블랙 팬서'는 마블 역사상 최초의 흑인 히어로 단독 주연 영화다. 출연진 대부분과 감독(라이언 쿠글러)까지 흑인이었고 이야기의 배경도 와칸다라는 아프리카의 가상 국가다.



마블 히어로의 인종적 지평은 흑인뿐 아니라 아시아인으로도 넓어졌다. 지난해 12월 마블 스튜디오는 최초로 아시아인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상치'를 제작하기로 했다. 최근 외신을 통해 이 영화의 감독을 데스틴 다니엘 크레톤이 맡는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상치'는 중국계 미국인인 쿵후 마스터로 마블 코믹스에 등장한다.

마블은 여성, 흑인, 아시아인에 이어 성 소수자 캐릭터도 선보일 전망이다.

지난해 마블 스튜디오 대표 케빈 파이기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최소 두 명의 성 소수자(LGBT) 캐릭터가 등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마블의 소수자 히어로들은 MCU가 세계관과 정체성을 넓혀가는 과정으로 분석된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시대가 바뀌면서 '스파이더맨'처럼 계급적 소수성만으로는 사람들의 요구를 해소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경제적인 문제가 주가 됐다면 지금은 다양한 요구들이 존재한다"며 "시대에 맞춰 마블의 세계관이 넓어지고 소수성에 대한 정의를 넓혀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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