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테러 발생에 英·佛 이슬람사원 주변 경계 강화
자비드 英 내무장관 "소셜미디어업체, 폭력적 극단주의 막아야"
(런던·파리=연합뉴스) 박대한 김용래 특파원 = 영국과 프랑스가 뉴질랜드 이슬람사원(모스크) 2곳에서 발생한 테러 이후 모방범죄 등을 막기 위해 자국 내 테러 대비태세를 강화했다.
앞서 15일 오후(현지시간) 뉴질랜드 남섬 최대 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사원 2곳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 49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부상했다.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프랑스 내무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예방조치의 일환으로 경찰에 최고 수준의 대비태세를 지시했다"면서 "종교시설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경찰의 순찰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는 인구 6천700만명 중 약 500만 명가량이 무슬림으로, 유럽에서 이슬람교 신자가 가장 많다.
작년 6월 프랑스 경찰은 무슬림들을 겨냥해 총기·폭탄테러를 모의한 극우조직 회원 10명을 검거하기도 했다.
전직 경찰관까지 포함된 이들은 무슬림을 프랑스의 '내부의 적'으로 규정하고 이슬람과의 전쟁을 선동하는 극우폭력단체 AFO(Action des Forces Operationnelles)에 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닐 바수 런던 경찰청 대테러대책본부장 역시 뉴질랜드 테러 소식이 전해진 후 영국 내 이슬람사원 주변 순찰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이슬람교 외에 다른 종교단체들이 어떻게 자신들과 주변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을지에 관해 조언하는 등 소통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바수 본부장은 한편으로 뉴질랜드 경찰의 테러 조사와 관련해 영국 경찰이 국제적으로 협력하고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바수 본부장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 마찬가지로 극우 테러리스트들 역시 어리고 영향을 잘 받는 이들을 이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웨스트미들랜즈주 경찰 역시 지역사회 우려를 고려해 주요 종교시설 등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경찰과 정보기관인 국내정보국(MI5)은 2017년 3월 이후 모두 18건의 테러 음모를 적발했으며, 이중 4건은 극우 극단주의자들과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내무장관은 이날 뉴질랜드 총기 난사범이 페이스북 라이브방송을 통해 직접 생중계한 것으로 보이는 17분짜리 동영상이 급속도로 퍼진 것과 관련해 소셜미디어 업체들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자비드 장관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유튜브와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는 당신들의 플랫폼에서 폭력적이고 극단적인 내용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면서 "책임감을 보여라. 더 이상은 안된다"고 지적했다.
영국에서는 최근 불법 극우 단체 '내셔널 액션'(National Action)을 찬양하는 내용의 비디오를 허용한 유튜브에 큰 비판이 쏟아진 바 있다.
노동당의 이베트 쿠퍼 의원은 "이들 플랫폼은 매번 이러한 콘텐츠를 막겠다고 했지만 계속해서 서비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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