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어 한류 이끈다' 부산외대 한국어학당 정명숙 원장

입력 2019-03-17 09:50
[인터뷰] '한국어 한류 이끈다' 부산외대 한국어학당 정명숙 원장

"가수·드라마 인기 '한류 열풍'…한국어 교육수요 급증"

"한국어학과 개설 지속하려면 경제협력 문화교류 확대해야"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한류 문화 확산은 세계 각국에서 한국어 교육수요를 증가시키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중등학교에 한국어 과목이 개설되고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배우려는 학생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한국어 교사를 여러 나라에 파견해 한국어를 보급하며 한국문화를 확산시키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부산외국어대학교는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외국대학에 한국어 교육 전공자를 파견하고 온라인 한국어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부산외대 한국어학당 정명숙 원장은 "우리 대학에 한국어 교원 파견을 요청하는 나라와 대학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며 "한류 열풍으로 한국어 교육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한국 가수와 드라마에 빠져 한국어를 선택한 외국 학생이 많지만, 막상 한국어 공부가 취업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해 한국어학과 개설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한국어 교육 수요가 일회성이 아니라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국가 간 경제협력과 문화교류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정 원장과 일문일답.



-- 부산외대 한국어학당이 하는 일은.

▲ 한국어학당은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교육하는 곳이다.

외국인 유학생이나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 해외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을 가진 학생이 집중해서 한국어 실력을 높이고 한국어학당 한국어과정에 등록한다.

한국어 교육과정 개발, 한국어 교재 개발, 한국어 교사 양성, 교육·파견사업 등을 하고 있다.

-- 해외 한국어 교육을 위해 어떤 사업을 하고 있나.

▲ 부산외대는 학부·대학원에 한국어 교육 전공을 운영하고 있다.

부산외대 한국어문화학부에는 가장 많은 한국어 교육 전공 교수가 있다.

전문성을 갖춘 한국어 교원을 양성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다양한 외국어 학과와 협력해 한국어 교원을 해외로 파견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원하는 세종학당을 미국, 베트남, 러시아, 미얀마 등에서 운영하고 있다.

해외 한국어센터도 설치해 한국어와 한류 문화 보급에 기여하고 있다.

-- 정부에서 하는 한국어 교육·교원 파견사업에 부산외대가 선정된 이유는.



▲ 'KF 글로벌 e-스쿨 한국어 교육 사업'과 '해외 현지 학교 한국어 교원 파견사업'에 선정된 배경에는 부산외대가 가진 국제협력 네트워크와 체계적인 한국어 교육·한국어 교원 양성 시스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2018년에 처음으로 맡게 된 '해외 현지 학교 한국어 교원 파견사업'은 국내에서 한국어 교원을 선발하고 교육해서 파견한 후에도 온라인 교육 시스템을 통해 지속해서 파견 교원을 교육하는 것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 한류열풍과 한국어 교육수요가 급증하는 나라는 어디인가.

▲ 우리 대학에 한국어 교원 파견을 요청하는 나라와 대학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한류 열풍으로 한국어 교육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를 보인다.

태국, 베트남, 네팔, 캄보디아,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국가와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에서 한국어 수요가 많아 현지 중고등학교에 한국어 교원을 파견하고 있다.

중남미 국가, 아랍권 국가 등에도 한국어 교육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 한국어를 배우려는 현지 분위기를 소개해달라.



▲ 태국에서는 2011년 중등학교에 한국어를 제2외국어 과목으로 채택한 이후 학습자 수가 많이 증가하고 있다.

2018년에는 전국에서 112개 고교가 한국어 과목을 개설해 3만명 이상이 한국어 과목을 수강했다.

2018년부터는 태국 대학입학시험인 PAT(Professional & Aptitudes Test)에 한국어 과목이 채택되면서 한국어 학습자 수가 매우 증가하고 있다.

베트남도 한류 영향과 한국 기업 진출로 인해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이 증가하고 있다.

2018년 하노이 인문사회대에서 한국어과가 대학 입학 성적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 한국어 전파와 관련해 개선해야 할 사항은.

▲ 한국 가수와 드라마에 빠져 한국어를 선택한 외국 학생이 많지만, 막상 한국어 공부가 취업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해 한국어학과나 한국학과 개설로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한국어 교육 수요가 일회성이 아니라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국가 간 경제협력과 문화교류 확대가 필요하다.

실제로 베트남에서는 한국 기업이 대거 진출하면서 한국어 전공생 취업률이 크게 높아져 한국어 교육 수요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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