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성냥공장 자리에 들어선 인천 성냥박물관(종합)

입력 2019-03-15 11:20
국내 최초 성냥공장 자리에 들어선 인천 성냥박물관(종합)

성냥 역사와 제작 과정 알려주는 자료 전시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1917년 10월 4일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 성냥공장인 '조선인촌주식회사'(朝鮮燐寸株式會社) 자리에 성냥박물관이 들어섰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인천시, 인천시 동구와 함께 배다리 헌책방거리 옛 동인천우체국 건물에 배다리성냥마을박물관을 15일 개관했다.

성냥박물관은 첫 전시로 '신 도깨비불! 인천성냥공장'을 선보인다. 성냥 역사와 제작 과정, 성냥으로 인한 생활 변화상을 알려주는 자료 200여 점으로 꾸몄다.

인천은 오랫동안 성냥과 인연을 맺은 지역이다. 1886년 제물포에 들어선 세창양행 무역상사에서 성냥을 수입해 팔았고, 이후 조선인촌주식회사에서 성냥을 만들었다.

인천 금창동과 송현동 일대를 지칭하는 배다리마을은 개항 이후 일본인에게 밀려난 조선 사람들이 모여 살던 지역이다.

이곳에 성냥공장이 건립된 이유는 압록강 일대 삼림지에서 나오는 목재를 배편으로 쉽게 들여올 수 있고, 공장 운영에 필요한 전력사정이 다른 곳보다 좋았기 때문이다.

조선표, 쌍원표, 삼원표 등 다양한 성냥을 생산한 이 회사는 한국전쟁 이후 문을 닫았다. 그러나 배다리마을에는 성냥 제조 기술자들이 많아 대한성냥·한양성냥·고려성냥 등 여러 성냥공장이 생겨났다.

공장 주변에는 성냥갑을 만들어 납품하는 가구들이 많았고, 공터와 도로변에는 햇볕에 말리는 성냥개비와 성냥갑이 지천이었다고 전한다.

우승하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인촌(燐寸)은 도깨비불을 뜻한다"며 "불을 얻기 힘든 시절에 한 번의 마찰로 불을 내는 도구인 성냥이 문화적 충격을 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네 주민들의 사랑방 같았던 우체국 숙직실과 금고를 그대로 살렸다"며 "성냥박물관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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