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총격' 브라질서 총기규제 완화 우려…"4년내 3배로 늘 것"
전문가들 "규제풀어 외국산 총기 들어오면 인명피해 더 늘어나"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상파울루 시 인근 도시 학교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정부의 총기 소유 규제 완화 움직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형 미디어 회사인 폴랴 그룹이 운영하는 뉴스포털 UOL은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해 규제가 완화하면 민간의 총기 보유량이 3∼4년 안에 3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700만정으로 추산되는 민간의 총기 보유량이 최대 4년 안에 2천100만정 선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전문가들은 브라질 총기 시장이 연간 10억 헤알(약 3천억 원) 규모로 확대돼 외국산 총기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면서 "총기가 늘어나면 인명피해만 더 늘어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브라질 총기 시장은 국내업체인 타우루스와 3∼4개 외국업체가 경쟁하는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총기 소유에 대한 규제가 느슨해지면 외국업체들의 진출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2003년 말에 제정된 총기 규제법을 철폐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고, 실제로 지난달 15일 총기 소유 규제를 완화하는 법령에 서명했다.
법령은 총기의 등록과 소유, 판매 등에 대한 규제를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1월 중순에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브라질은 합법적 틀 안에서 폭력에 대응해야 하며 개인의 총기 소유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은 폭력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HRW는 경찰에 현장 사살을 독려하고 개인의 총기 소유를 유도하는 것은 바람직한 정책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총기 소유와 관련해 많은 착오가 있다"면서 "자기방어 권리를 확보하는 과정의 시작이며 공공치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들이 곧 마련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여론조사에서는 총기 소유 규제 완화에 반대하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Datafolha)의 지난해 말 조사에서 총기 소유에 대한 의견은 반대 61%, 찬성 37%, 무응답 2%로 나왔다.
브라질 연방경찰에 공식 등록된 개인 소유 총기는 2004년 3천 정에서 2017년에는 3만3천 정으로 늘었다. 2015년에는 3만6천300정으로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10만 명 당 총기 사망자는 1996년 24.78명에서 2003년 29.13명으로 증가했다가 총기 소유 규제법 발효 이후 2007년에는 25.46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치안이 악화하면서 증가세로 돌아섰고 2016년에는 29.74명을 기록했다.
한편, 상파울루주(州) 수자누 시내 중심가에 있는 공립학교에서 전날 10대와 20대 범인 2명이 총기를 난사해 학생과 교직원 등 8명이 사망했다. 범인들은 범행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현재 20여 명이 총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부상자 가운데 일부는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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