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대표 임금체불 피해 인니 근로자들, 문 대통령에 감사편지
"사태 해결 공조" 지시에 기대감…14일 한국대사관 앞서 상경집회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인도네시아 내 한인 기업 대표의 야반도주와 임금체불 사태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네시아 당국과의 적극적 공조를 지시한 것과 관련해 해당 업체 근로자들이 14일 감사편지를 보냈다.
서(西)자바 주 브카시 지역 봉제 업체인 SKB 직원 300여명은 이날 자카르타로 상경해 인도네시아 노동부와 한국대사관 앞에서 잇따라 집회를 벌였다.
이 업체는 작년 8월부터 임금을 체불하기 시작하다가 같은 해 12월 조업을 완전히 중단했고, 대표이사인 한인 A씨는 같은 해 10월 잠적해 현재 한국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은 A씨가 수년에 걸쳐 900억 루피아(약 72억원) 상당의 회삿돈을 횡령했다면서 4천명에 달하는 직원이 임금체불로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서 SKB 관계자들은 "3개월 치나 월급을 못 받았다. 인도네시아와 한국 정부가 나서달라. (대표가) 직원들이 받을 돈을 들고 달아났다" 등의 글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조속한 사태 수습을 촉구했다.
이들은 문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도 현지 한국대사관에 전달했다.
SKB의 임금체불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 공조하라고 지시한 문 대통령을 향한 감사의 마음을 담았다.
근로자들은 편지에서 "감사드리고 또 감사드린다. 당신이 우리의 어려움을 알고 한국 정부에 문제 해결을 지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대통령님이 우리의 어려움에 관심을 보일 때까지 한국대사관과 한국인 투자자 단체에선 누구도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빼앗긴 임금과 사회보험료를 돌려받기 원한다"면서 "대통령님의 관심이 인도네시아 봉제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상황을 점진적으로 개선할 뿐 아니라 한국인과 인도네시아인의 우정을 증진하는 전환점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적었다.
재인도네시아 한인상공회의소(KOCHAM)와 한국봉제협의회(KOGA)는 SKB의 임금체불 사태로 인한 파문이 현지 한인 기업의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지난달 초부터 인도네시아 노동부와 수차례 협의하며 해법을 모색해 왔다.
한인상공회의소는 SKB의 전 주인이었던 한인 B씨가 인도네시아 현지 법원에 A씨를 상대로 제기한 주식반환청구 소송이 조만간 마무리되면 사태 수습에 가닥이 잡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B 직원들은 회사 자산을 청산한 뒤 밀린 임금을 돌려받게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편, 한국 정부는 인도네시아 경찰에 SKB와 관련한 수사 등에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으나, 인도네시아 측은 아직 이와 관련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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