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철회·연기 잇따라…올해도 부진 이어지나

입력 2019-03-14 16:39
수정 2019-03-14 17:08
IPO 철회·연기 잇따라…올해도 부진 이어지나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최근 기업공개(IPO)에 나서려던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 계획을 철회하면서 IPO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중으로 IPO를 추진하던 한국리테일홈플러스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홈플러스 리츠)는 14일 유가증권시장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홈플러스 리츠는 "수요예측 시행 결과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을 고려해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리츠는 공모를 통해 1조5천억∼1조7천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으나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 예측 결과가 당초 기대치를 밑돌자 상장 계획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KTB투자증권[030210]도 13일 종속회사인 케이티비네트워크의 코스닥시장 상장을 연기한다고 공시했다.

케이티비네트워크는 지난해 11월 상장 예비심사 승인까지 받았으나 주식시장 침체 및 동종기업의 주가변동 등 부정적인 대외환경을 고려해 승인 유효 기간(올해 4월 말) 내 상장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골프장 운영 전문기업인 KMH신라레저는 코스닥시장 상장 철회만 두 번째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시장 침체 등의 문제로 상장을 연기한다고 밝힌 뒤 공모 범위를 축소해 올해 코스닥 상장을 재추진했으나, 최대주주를 상대로 한 소송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증권신고서 제출 단계에서 발목이 잡혔다.

당초 상장을 계획했던 SK인천석유화학도 기업공개를 하지 않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SK인천석유화학은 지난 2013년 약 8천억원 규모의 투자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상장을 계획했으나 지난해 영업환경이 악화하면서 상장 대신 영구채 발행을 통한 상환을 모색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대어급'으로 거론되는 현대오일뱅크는 대주주인 현대중공업지주[267250]가 지분의 19.9%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에 매각한 여파로 상장이 일단 연기된 상태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8월 거래소로부터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받았으나 이후 기한(승인 이후 6개월) 내에 공모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국내 3위 생명보험사인 교보생명도 올해 하반기 상장을 추진하고 있으나 신창재 회장이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재무적 투자자(FI)들과 분쟁을 겪으면서 상장 일정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처럼 기업들의 상장 계획 철회가 잇따르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IPO 시장 부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의 공모액은 총 2조7천505억원으로 전년도 공모액(7조9천741억원)의 3분의 1(34.5%) 수준에 그쳤다.

올해 신규 상장된 천보[278280], 셀리드[299660], 웹케시[053580] 등이 공모 흥행에 성공하면서 IPO 시장에 활기가 도는 듯했으나 이번 홈플러스리츠의 상장 계획 철회로 이 같은 분위기에도 제동이 걸렸다는 지적이다.

다만, IPO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증시가 비교적 안정화한 상태"라면서 "만일 업황이 괜찮고 경쟁력이 있는 기업이 시장에 나올 경우 다시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ms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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