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대전 폭발 원인 규명…'추진체 분리 작업 중 마찰' 실험

입력 2019-03-14 11:42
수정 2019-03-14 13:52
한화 대전 폭발 원인 규명…'추진체 분리 작업 중 마찰' 실험

경찰-국과수-대전고용노동청 유사 설비 만들어 반복 재현

경찰, 설비 관리 소홀히 한 혐의 당시 사업장장 등 6명 입건



(대전=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한화 대전사업장 폭발사고를 수사하는 경찰이 작업 중 발생한 마찰이 폭발 원인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실험에 착수했다.

또 공정 관리자 6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대전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4일 "추진체 이형(로켓 추진체에서 코어를 분리하는 과정) 작업 중 코어(추진제 안에 공간을 만드는 금형)와 이형기계의 센터가 맞지 않아 마찰이 생긴다"는 근로자들의 진술을 확보하고 실제로 마찰이 폭발로 이어지는지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형 과정에서 생기는 마찰열이나 스파크는 추진체 폭발로 직결될 수 있는 위험한 요소로 알려져 있다.

실제 추진체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위험물, 총포화약류관리법상 화약류로 분리돼 마찰, 충격, 정전기 등을 철저히 관리하도록 규정돼 있다.

실험은 한화 대전사업장 내에 있는 기술센터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대전고용노동청 등과 합동으로 진행 중이다.

폭발한 추진체와 유사한 설비를 만들어, 반복적으로 공정을 재현하는 것이다.

마찰열과 함께 근로자들이 원인으로 제시한 정전기 역시 이번 실험에서 검증한다.

경찰 관계자는 "이형기계와 코어의 센터가 맞지 않아 평소 작업자들이 이를 맞추기 위해 이형기계를 잡아당겼다는 진술이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형기계와 코어의 센터가 맞지 않는 문제가 수개월 동안 지속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문제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작업자들이 작성한 '위험요인 발굴서'에도 지적됐다.

경찰은 입건한 이모(54) 대전사업장장 등 공정책임자 6명이 해당 설비를 부실하게 관리했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

또 근로자들이 지난해 11월부터 이형기계와 코어의 센터가 맞지 않는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즉각적인 보수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 등을 집중적으로 캐묻고 있다.

한화 관계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올해 하반기에 해당 설비를 개선하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실험 결과가 나오는 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서 입건되는 관계자 숫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화약과 폭약 등을 취급하는 한화 대전공장에서는 지난해 5월 29일 로켓 추진 용기에 고체연료를 충전하던 중 폭발과 함께 불이나 5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친 데 이어 지난달 14일에도 폭발사고가 발생해 20∼30대 청년 3명이 숨졌다.

so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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