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승리 "사죄", 정준영 "죄송"…질문은 모두 회피(종합)

입력 2019-03-14 15:37
수정 2019-03-14 17:55
고개 숙인 승리 "사죄", 정준영 "죄송"…질문은 모두 회피(종합)

서울경찰청 이른 아침부터 취재진으로 북적…일부 외신도 취재 경쟁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황재하 정래원 기자 = "국민 여러분과 주변에서 상처받고 피해받은 모든 분께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죄드립니다."

외국인 투자자 성접대 의혹이 불거진 빅뱅 승리(본명 이승현·29)는 이렇게 말한 뒤 고개를 숙였다.

승리는 14일 오후 2시께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에 모습을 드러냈다.

[풀영상] 고개 숙인 승리 "사죄", 정준영 "죄송"…질문은 모두 회피 / 연합뉴스 (Yonhapnews)

검은색 밴을 타고 들어온 정준영은 경찰대 출신의 손병호 변호사와 함께 차에서 내렸다.

짙은 감색 스트라이프 정장 차림의 승리는 차에서 내린 뒤 돌아서서 상의 단추를 채우고 포토라인으로 걸어왔다.

포토라인에 선 승리는 생각을 정리하는 듯 조용히 침을 삼킨 뒤 2∼3초간 고개를 숙여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어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지자 "어떤 말씀을 드리는 것보다 진실된 답변으로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답한 뒤 굳은 표정으로 조사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승리는 '클럽 버닝썬의 실소유주가 맞느냐, '대화방에서 언급된 '경찰총장'은 누구를 말하는 것인가', '예정된 군 입대는 어떻게 되는가'라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변호인의 안내를 받아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저에 대한 엄중한 수사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며 당당한 모습을 보였던 첫 소환 당시와 비교해 주눅 들고 초췌한 모습이었다.

승리의 출석은 두 번째다. 그는 성접대 의혹이 불거진 직후인 지난달 27일 피내사자 신분으로 한 차례 경찰 조사를 받았다.

첫 출석 당시 승리는 자신을 둘러싼 모든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승리는 이달 10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정식 입건됐다. 이번에는 피의자 신분으로 첫 조사를 받게 됐다.

승리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께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논란을 빚은 가수 정준영(30)이 경찰에 출석했다.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모습을 드러낸 정준영은 미리 대답을 준비한 듯 "죄송하다"는 말과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정준영은 승리 등과 함께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 등에서 불법 촬영한 것으로 의심되는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이날 조사는 정준영의 불법 촬영 및 촬영물 유포 의혹이 처음 언론에 보도된 지 3일, 소식을 접한 정준영이 미국에서 귀국한 지 2일 만이다.

정준영은 이틀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보인 초췌한 모습과 달리 이날은 검은 정장에 흰 셔츠 차림으로 검은 카니발 승용차에서 내렸다. 입국 당시 모자를 썼던 것과 달리 이날은 긴 머리카락을 뒤로 묶은 모습이었다.

차에서 내린 정준영은 좌우를 한 차례 둘러본 뒤 준비된 포토라인에 섰다. 이어 손을 앞으로 모으고 고개를 반쯤 숙인 채 "죄송하다"며 두 차례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정준영은 피해 여성들에게 약물을 썼는지, 경찰과 유착했는지 등의 질문에 미리 준비한 듯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만 남기고 조사실을 향했다. 차에서 내려 청사에 들어가기까지 4차례 죄송하다고 말했지만, 질문은 모두 회피했다.

앞서 정준영은 지난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도 몰려든 취재진에게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남기고 도망치듯 공항을 빠져나간 바 있다. 다만 당시의 황망했던 모습과 비교하면 이날은 침착한 모습이었다.

정준영이 질문을 모두 회피한 채 건물로 이동하자 기자들이 대답을 듣기 위해 따라가면서 몇몇 기자가 넘어지는 등 혼란이 빚어지고,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승리와 정준영의 피의자 출석 현장은 이 사건에 쏠린 여론의 관심을 보여주듯 이른 아침부터 취재진이 대거 몰렸다.

서울지방경찰청 현관 앞은 이른 시간부터 2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지미집(무인카메라 크레인)과 조명 등 대형 방송 장비도 동원됐고, AP통신 등 일부 외신 취재진도 눈에 띄었다.

kihun@yna.co.kr, jaeh@yna.co.kr, 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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