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 모델하우스 불기둥 치솟고 검은 연기…불씨 날리며 번져
주민들 마스크 쓰고 외출…"아파트까지 불 번질까 걱정됐어"
2㎞ 떨어진 북한산도 곳곳 화재…"불씨 날아가 번졌을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서울 은평구 모델하우스 화재는 6차로 도로 건너편 아파트와 상가까지 불씨가 날아갈 정도로 규모가 컸다. 약 2㎞ 떨어진 북한산까지 불씨가 날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13일 오후 4시 16분께 서울 은평구 지하철 3호선 불광역 인근 모델하우스에서 불이 났다가 약 2시간 만에 완전히 꺼졌다. 불은 꺼졌지만, 모델하우스 건물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무너졌다.
소방당국이 신고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미 불은 모델하우스 전체로 번진 상태였으며 검은 연기가 현장을 뒤덮었다.
소방 관계자는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화재가 최성기(절정)인 상태였다"며 "모델하우스 특성상 불이 크게 번지고 금방 꺼진다. 모델하우스 내부에 나무 재질이 많아서 화재가 컸다"고 말했다.
은평소방서는 오후 4시 24분 대응 1단계를 발령했고, 불길이 잡히지 않자 오후 4시 47분 대응 2단계를 발령해 마포·서대문소방서 등의 지원을 받았다.
대응 2단계는 인접한 5∼6곳의 소방서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이며 대응 1단계는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한다.
화재 초기 현장을 목격한 김모(47)씨는 "불이 너무 크게 나서 옆 경찰서까지 모두 태워버리는 줄 알았다"며 "불기둥이 하늘로 치솟고, 검은 연기 때문에 숨을 쉬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바람까지 불고 건조한 날씨 때문에 불씨가 6차로 도로 건너편 상가와 아파트까지 날아갔다. 건너편 전자제품 매장의 화단에는 불씨가 옮겨붙어 직원들이 소화기로 불을 끄기도 했다.
모델하우스 건너편 아파트 8층과 11층 발코니에도 불씨가 날아가 불이 났다가 꺼졌다.
전자제품 매장의 직원은 "불씨가 건너편까지 넘어오면서 화단에 불이 붙었다"며 "타는 냄새 때문에 오늘 영업을 못 할 정도"라고 말했다.
아파트 주민 강모(62)씨는 "모델하우스 불이 아파트까지 넘어올까 봐 불안했다"면서 "아파트까지 연기가 넘어오고 불씨가 막 날아다녔다"고 전했다.
불은 현장에서 약 2㎞ 떨어진 북한산까지도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했다. 이날 오후 5시께 거의 동시에 북한산 5곳에서 불이 났다.
소방 관계자는 "거리가 있어서 불씨가 북한산까지 날아간 것인지는 확실하지는 않다"면서도 "일단 불씨가 날아간 것으로 추정은 되지만 정확한 원인은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은 오후 6시 8분께 완전히 진압됐지만, 오후 9시 현재까지도 일대에는 탄 냄새가 자욱했다. 소방당국이 화재 현장에서 중장비를 동원해 잔불을 정리하고 있고, 흰 연기는 계속해서 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매캐한 냄새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외출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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