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외이사 내정자 일부 '독립성' 우려 제기
성균관대 재직 박재완·호암재단 후원 안규리 교수에 '반대' 의견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삼성전자[005930] 정기 주주총회가 14일 엿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사외이사 내정자 일부의 독립성에 대한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삼성전자는 오는 20일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정기주총을 개최한다.
올해 정기주총의 최대 주요 안건은 사외이사 선임이다.
삼성전자 사외이사는 총 6명으로 구성됐는데 이들 중 절반의 임기가 이번 달 만료됨에 따라, 삼성전자는 2명의 새로운 인물(김한조·안규리)을 신규 선임하고 기존 사외이사 1명(박재완)을 다시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이들 중 독립성 우려가 제기된 인물은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다.
먼저 박 전 장관의 경우 지난 2016년부터 현재까지 삼성전자 사외이사로 활동했으며, 삼성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그를 다시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그러나 국내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는 해당 안건에 대해 "독립적인 직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한다"며 반대를 권고했다.
주된 판단 근거는 '특수관계법인 재직'이다.
박 전 장관은 1996년부터 현재까지 성균관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서스틴베스트는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 자료에 따르면 학교법인 성균관대학 및 성균관대학교 산학협력단은 삼성그룹 소속 공익법인으로 분류된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학교법인 성균관대학의 이사회 현황을 살펴보면 삼성그룹 계열사의 대표이사들이 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다수 선임돼 있다"며 "삼성그룹과 성균관대학교는 특수관계에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 역시 유사한 사유로 반대를 권고했다.
연구소는 "박 후보자의 지난 임기 중 이사회 출석률이 96%를 기록하는 등 이사회 활동성은 양호하며, 최근 3년간 삼성전자와의 거래 내역이 없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박 후보자가 재직 중인 성균관대학교는 삼성전자를 포함한 기업 총수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법인이라는 점에서 후보자가 충실히 사외이사의 임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안 교수에 대해서도 독립성 우려를 이유로 사외이사 선임 반대 의견이 나왔다.
서스틴베스트는 "삼성전자의 특수관계법인(호암재단)으로부터 보수 이외의 대가를 받았다"며 "사외이사로서의 독립적 업무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실제 안 교수는 사단법인 라파엘인터내셔널 이사장을 맡아 외국인 노동자 무료 진료 등 사회공헌 활동을 해왔고,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7년 사회봉사상 부문으로 호암상을 받은 바 있다.
서스틴베스트는 당시 호암재단으로부터 받은 상금이 3억원 및 약 225만원 상당의 순금 50돈 메달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라파엘클리닉의 2017년 수입이 15억8천만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금 3억원은 해당 법인엔 적은 액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구체적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최소 작년 연말까지 삼성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지정 후원을 받고 있다는 점 역시 독립성을 우려하는 근거 중 하나로 꼽았다.
다만 이런 우려에도 대주주 현황을 감안하면 실제 이들 사외이사 후보 선임안이 내주 주총에서 부결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크지 않아 보인다.
전자공시시스템상 삼성전자 최근 공시에 따르면 최대주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본인과 친인척·임원·계열사·재단 등의 삼성전자 총 지분율은 18.67%다.
여기에 주요 대주주 중 하나인 국민연금(지난달 기준 지분율 8.95%)도 전날 기금운용본부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찬성'할 것이라는 의결권 행사 방향을 공시한 상태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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