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탈레반, 2주 협상에도 평화협정 도출 못해…"논의는 진전"
카타르 도하 협상 12일 종료…영구 평화정착 등엔 공감대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미국과 탈레반이 2주 넘게 아프가니스탄 평화협상을 진행했으나 평화협정 도출에는 실패했다.
다만, 양측은 아프간 평화정착과 관련한 입장차를 상당히 좁혔다는 점에는 공감했다.
13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된 미국-탈레반 간 아프간 평화협상이 지난 12일 마무리됐다.
양측은 앞서 지난 1월 회담에서 아프간 내 국제테러조직 불허 등을 조건으로 현지 외국 주둔군을 모두 철수하는 내용의 평화협정 골격에 합의했다.
이에 이번 회담에서는 외국군 철군 시점이나 종전 선언 등이 포함된 협정이 체결될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결국 완전한 타협을 이루는 데는 실패했다.
잘메이 할릴자드 아프간 주재 미국특사는 협상 후 트위터를 통해 "여러 굴곡이 있었지만 회담은 순조롭게 진행됐고 진정한 진전도 이뤘다"고 말했다.
그는 "회담 당사자 모두 영구적으로 전쟁을 끝내고 싶어한다는 점도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평화협정에는 테러방지, 철군, 아프간 내 정파 간 대화, 포괄적 종전 등 4가지 이슈에 대한 동의가 필요하다"며 "모든 것이 합의되기 전에는 최종안이 나올 수 없다"며 양측에 여전히 이견이 남은 상황임을 암시했다.
할릴자드 특사는 "철군 스케줄과 테러방지 대책 등이 마무리되면 탈레반, 아프간 정부 등 아프간 각 정파가 포괄적 종전 등을 주제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도 외국군 철수 등의 이슈에서는 진전이 있었지만 종전·아프간 정부와 대화 등에서는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현지 매체는 양측이 이번 협상에서 주요 이슈에 대한 입장을 좁히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은 아프간 주둔 미군 병력 1만4천명을 3∼5년간 단계적으로 철수하고 일부를 남기기를 원하는 반면, 탈레반은 1년 이내 외국군 전면 철수·철군 스케줄 공표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탈레반은 미국 정부의 꼭두각시인 아프간 정부와 머리를 맞댈 수 없다는 과거 주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이번 회담 결과를 갖고 각각 워싱턴과 아프간으로 돌아가서 향후 전략을 마련할 예정이다.
다음 평화협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후 오사마 빈 라덴과 알카에다 조직을 테러 배후로 지목한 뒤 탈레반 정권에 빈 라덴을 내놓으라고 했다.
하지만 탈레반은 이를 거부했고 미국은 그해 10월부터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다.
5년간 유지했던 정권을 내놓게 된 탈레반은 아프간 곳곳에서 정부군 및 미군을 공격해왔다.
탈레반은 이후 세력 회복에 성공, 지금은 2001년 이후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아프간 전 국토의 절반가량을 장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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