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 전 총재 "중국, 日의 잃어버린 10년서 교훈 얻어야"

입력 2019-03-13 14:43
인민은행 전 총재 "중국, 日의 잃어버린 10년서 교훈 얻어야"

영국 왕립 국제문제연구소 연설서…"중국, 과잉부채 문제"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 경제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중앙은행인 중국 인민은행 총재를 지낸 경제전문가가 중국이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전 중국 인민은행 총재 겸 행장은 1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한 왕립 국제문제연구소(채텀하우스) 초청 연설을 통해 중국의 부채 수준이 너무 높다면서 이런 조언을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저우 전 총재는 연설에서 "일본은 매우 빠른 발전을 한 이후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을 겪었다"면서 "중국 경제도 이와 유사한 과잉부채 문제를 안고 있으며, 우리는 일어났던 일(일본의 경험)에서 지식과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잃어버린 10년은 일본이 1980년대 '부동산 거품'이 붕괴한 뒤 1991년부터 2002년까지 겪었던 극심한 장기 경기침체를 일컫는 말이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6.6%에 그쳤다.

또 작년 중국 기업의 회사채 채무불이행(디폴트)은 최고 수준이었으며, 은행의 무수익여신(無收益與信) 비율이 10년 이래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저우 전 총재는 중국이 금융 부문의 개혁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고, 외국의 투자자들에게 시장을 더 개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몇몇 분야의 개혁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자본시장의 발전을 촉진하고 연금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추가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시하면서 "중국은 자유무역과 투자, 다원주의를 대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우 전 총재는 2002년부터 2018년 3월까지 인민은행 총재를 지냈다. 역대 중국 인민은행 총재 가운데 최장수 재임 기록을 갖고 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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