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황석영, 2019 맨부커상 후보 올라(종합2보)
'해질 무렵'으로 김소라 번역가와 함께 후보…한국인 두번째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한국 문학계의 거장 황석영 소설가가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로 일컫는 맨부커상 인터내셔널(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 2019 후보에 올랐다.
맨부커상 한국인 후보는 2016년, 2018년 한강 이후 두번째다.
맨부커상 선정위원회는 13일 홈페이지에 황석영을 포함한 13명의 후보를 발표했다.
올해는 5명의 심사 위원이 108권의 책을 두고 13권을 추렸다. 아니 에르노(프랑스), 마리온 포쉬맨(독일) 등이 경쟁자다.
황석영은 2015년 한국에서 발표한 소설 '해질 무렵'(영문명 At Dusk)으로 후보에 올랐다. 이 소설을 영어로 옮긴 번역가 김소라도 함께 후보에 올랐다.
이 소설은 성공한 60대 건축가와 젊은 연극인을 주인공으로 우리 사회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른다.
산동네 어묵 장사 아들로 태어났으나 일류대학을 나와 승승장구한 건축가가 인생의 해질 무렵에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젊은 연극인은 아르바이트로 간신히 삶을 버텨내는 이야기를 그린다.
작가는 두 주인공의 교차하는 내레이션 속에서 인생은 그 안에서 함께 살아갈 이들을 소중히 여기고 보듬었어야 하는 과정임을 강조한다.
이번 책은 지난해 영국, 프랑스 등 세계 여러 나라에 번역됐고, 프랑스에서 '2018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도 받았다.
선정위원회는 다음 달 9일 최종 경쟁 후보 6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종 수상자는 5월 21일 열리는 공식 만찬 자리에서 발표된다. 수상자와 번역가에게는 5만 파운드가 수여된다.
황석영 작가는 "아직 최종도 아니고 후보이니 벌써 소감을 말하기는 이르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국내외 독자분들이 내 책을 많이 사랑해주시는 것은 감사하다"고 밝혔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으로 불리며 영미권에서는 노벨문학상에 못지않은 권위를 지니고 있다.
1969년 영국의 부커사가 제정해 영어로 쓴 소설 중 수상작을 선정하다가 다양한 문화권의 작품을 아우르지 못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05년부터 인터내셔널 부문을 신설했다.
격년제로 비(非)영연방 지역 작가의 작품을 대상으로 작가와 번역가에게 공동으로 상을 주기 시작해 2016년부터 인터내셔널 부문을 매년 시상하는 것으로 개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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