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콩 국내산 둔갑 여전…음식점·가공업체 무더기 적발

입력 2019-03-13 11:00
수입 콩 국내산 둔갑 여전…음식점·가공업체 무더기 적발



(세종=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수입 콩을 국내산으로 둔갑시키거나, 아예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않고 판매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8일까지 콩 유통업체, 콩을 원료로 사용하는 가공업체, 두부류 등 콩 요리 전문음식점 등을 대상으로 특별 단속을 펼쳐 50곳을 적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단속에서는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한 21곳과 아예 표시하지 않은 29곳이 적발됐다. 농관원은 원산지를 속여 표시한 21곳은 조사 후 검찰에 송치하고, 나머지 29곳은 과태료를 물릴 방침이다.

적발된 곳을 업소별로 보면 콩을 두부 등으로 조리해 파는 음식점이 39곳으로 가장 많았고, 콩을 원료로 사용하는 가공업체 7곳, 유통업체 4곳이었다.

인천에 있는 A 업체는 미국산 콩으로 두부와 순두부를 만들어 놓고 업소 내부에는 '매일매일 새로 만드는 즉석식품 100% 국산 콩'으로 표시했다. 이 업체는 이런 수법으로 2017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11t, 3천700만 원어치를 팔았다.

인천 소재 B 업체는 간판에 '국산 콩 손두부 전문점'이라고 써 놓고 실제로는 미국산 원료 콩으로 만든 두부와 순두부를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10t, 4천600만 원어치 속여 팔았다.

경북 C 업체는 중국산 콩 6t을 사 순두부 정식과 손두부 메뉴를 팔면서 콩의 원산지를 미국산과 국내산으로 거짓 표시했다.

이처럼 원산지 위반 품목 가운데에서는 두부류가 35건(70%)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콩 12건(24%)과 청국장 3건(6%) 등이 뒤따랐다.

농관원은 "수입 콩 취급업체를 파악한 뒤 부정 유통이 의심되는 업체를 선정해 단속했다"며 관세청 수입통관시스템, 식약처 콩 음식점 현황 자료를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농관원은 "앞으로도 생산 농업인을 보호하고 소비자 알 권리를 충족하기 위해 원산지 단속을 이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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