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히토 일왕, 첫 퇴위 의식 치러
마지막 퇴위식은 4월 30일 열려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한 달 반가량 진행되는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퇴위 의식이 12일 시작됐다.
아키히토 일왕은 이날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고쿄(皇居) 내의 규추산덴(宮中三殿)에서 조상들에게 퇴위 사실을 고하는 의식을 치렀다.
규추산덴은 일본 왕실의 선조신으로 알려진 아마테라스 오미카미(天照大神)를 모셔놓은 곳(賢所)이다.
일본 왕실 업무를 담당하는 궁내청에 따르면 아키히토 일왕은 전통 속대(束帶) 복장을 한 채 홀(笏·가늘고 긴 얇은 판)을 들고 회랑을 천천히 지나 현소(賢所)로 들어갔다.
아키히토 일왕은 이어 배례한 뒤 30년간 재위했던 일왕 자리에서 4월 30일 물러난다는 취지로 옛 일본어(大和言葉)로 고했다.
이어 고레이덴(皇靈殿, 한국 종묘에 해당)과 수많은 신의 제사를 올리는 신전도 돌면서 배례했다.
경추증성신경근증(頸椎症性神?根症)을 앓아 몸이 불편한 미치코(美智子) 왕비는 거소에서 배례를 올렸다고 궁내청은 전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오는 26일 일본의 초대 왕으로 알려진 진무덴노(神武天皇)릉을 찾고, 4월 18일 미에(三重)현 이세(伊勢)신궁을 참배하는 등 퇴위 의식을 이어간다.
또 4월 23일 도쿄 하치오지(八王子)에 있는 부친(쇼와·昭和) 묘소를 참배한다.
아키히토 일왕은 마지막으로 4월 30일 '다이이 레이세이덴 노 기'(退位 ?正殿の儀)라는 퇴위식을 끝으로 조코'(上皇, 상왕)가 된다.
국가 행사로 치러지는 퇴위식은 4월 30일 오후 5시 고쿄 내 규덴(宮殿)의 마쓰노마(松の間)에서 열린다.
퇴위식에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일본 국민을 대표해 아키히토 일왕의 퇴위를 발표한다.
아키히토 일왕은 10분가량 진행될 퇴위식에서 본인이 직접 퇴위의 뜻을 언급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86세를 맞는 아키히토 일왕은 2016년 8월 나이가 들어 일을 감당해 내기가 어렵다는 점을 들어 큰아들인 나루히토(德仁) 왕세자에게 자리를 넘기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에서 '덴노'(天皇)로 불리는 일왕의 생전 퇴위는 202년 만이다.
나루히토 새 일왕은 5월 1일 즉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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