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 태국 국민 기대 수명 2년 이상 단축"

입력 2019-03-12 11:36
"초미세먼지, 태국 국민 기대 수명 2년 이상 단축"

시카고대 연구소, AQLI 이용해 2016년 기준 연구 발표

'한 달 살기' 치앙마이·치앙라이 "4년 가까이 기대수명 단축"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대기 오염에 대한 심각성이 커지는 태국에서 초미세먼지(PM -2.5) 때문에 국민의 기대수명이 평균 2년 이상 줄어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북부 치앙마이 등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 기대수명이 4년 가까이 줄어들었다는 경고음도 울렸다.

초미세먼지는 피부, 눈, 코, 인후 점막 등에 붙고 혈관 등에 축적되면서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폐렴, 폐암, 뇌졸중, 심장질환, 천식 등의 질병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시카고대 에너지정책연구소(EPIC)는 지난주 대기 중 미세먼지 수치가 기대수명에 미치는 정도를 계량화한 AQLI(Air Quality Life Index)를 토대로 이런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2016년에 이미 태국 인구 6천800만명의 87%가 대기 오염이 WHO 기준치를 넘어선 지역에 거주 중이고, 태국 자체 대기 오염 기준치를 넘어서는 지역에 사는 국민도 75%에 달했다.

WHO의 PM 농도 기준은 10㎍/㎥다.

태국의 수도 방콕은 공장과 차량이 증가하면서 1998년에 비해 대기 오염이 2016년에는 23%나 증가했다.



이 때문에 방콕 시민들의 기대수명 단축은 1998년 당시 1.7년에서 2016년 2.4년으로 기간이 더 늘어났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특히 태국 최악으로 꼽히는 일부 지역은 상황이 더 심각했다.

최근 한국인들에게 '한 달 살아보기'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태국 북부 치앙마이의 경우, WHO 기준치를 충족했을 경우에 비교해 주민 기대수명이 3.6년이나 단축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역시 북부인 치앙라이는 기대수명이 무려 3.9년이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태국 내에서 가장 대기 오염이 심각한 지역으로 지목됐다.

북부 지역은 농사를 짓는 과정에서 농작물을 태우거나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대기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보고서는 2016년을 기준으로 한 연구 결과인 만큼 상황이 이후로 더 악화했을 수도 있다.

태국 현지 인터넷 매체 카오솟도 태국 대기 오염은 2016년 이후로 계속 악화해왔다고 지적했다. EPIC에 따르면 태국은 현재 세계에서 7번째로 오염이 심한 국가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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