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석방 운동' 본격 재개…내달 대규모 가두행진
16일 좌파 정당·사회단체 대표자 회의…反보우소나루 진영 재정비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부패혐의로 수감 중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석방 운동이 본격적으로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에 맞서기 위한 좌파 야권 진영 재정비 움직임도 나타날 것으로 관측된다.
11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이던 룰라 석방 운동이 오는 16일부터 다시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대선에서 룰라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좌절과 노동자당(PT)의 대선 패배로 의기소침했던 좌파 진영이 룰라 석방 운동 재개를 계기로 기력을 되찾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재 '룰라 석방을 위한 전국위원회'는 좌파 성향의 정당과 사회단체 대표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으나 조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에 따라 좌파 정당과 사회단체들은 16일 대표자 회의를 열어 보우소나루 정부 출범 이후 민주주의와 인권이 위기에 빠졌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룰라 석방을 촉구하면서 새로운 정치 환경을 조성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상파울루 시에서 열리는 이 회의에는 400명가량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대선에 출마했던 사회주의자유당(PSOL)의 길례르미 보울루스 대표는 "룰라 석방 운동은 브라질에서 벌어지는 민주주의 투쟁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면서 "룰라는 잇단 정치적 박해의 희생자"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룰라 수감 1년을 맞아 다음 달 7∼10일 대규모 가두행진을 벌일 계획이다. 이어 다양한 형태의 집회와 세미나, 공연을 개최하면서 룰라 석방 여론을 조성할 예정이다.
룰라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와 돈세탁 등 혐의로 지난 2017년 7월 1심 재판에서 9년 6개월, 지난해 1월 2심 재판에서 12년 1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4월 7일부터 남부 쿠리치바 시내 연방경찰에 수감된 상태다.
그러나 룰라 전 대통령은 자신을 둘러싼 부패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 2일 병으로 사망한 손자 장례식에 참석한 룰라 전 대통령은 "브라질에서 누가 진짜 도적인지 입증할 것이며, 나에게 실형을 선고한 사람들은 자신들 손자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fidelis21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